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현대제철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을 최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내린 시정명령은 유지하면서도 과징금 부과명령은 취소했다.
사진=연합 앞서 공정위는 2021년 1월 현대제철을 비롯한 제강사 7곳(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YK스틸·한국제강·한국철강·한국특수형강)이 2010∼2018년 철근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구매가격을 담합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3000억8300만원을 부과했다. 현대제철은 담합을 주도한 업체로 지목돼 제강사 중 가장 많은 909억58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현대제철은 이에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지목된) 구매팀장 모임에서 고철 기준가격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2021년 2월 취소 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계산할 때 일부 항목을 중첩하는 등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제강사 직원들 진술과 내부 문건 등을 토대로 담함 행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현대제철을 포함한 영남권, 경인권 사업자들은 구매팀장 모임을 통해 고철 기준가격의 변동 폭과 조정 시기에 관해 명시적으로 합의하거나, 구매팀 실무자들이 빈번하게 교류해 중요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에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요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해당 시장의 잔여 경쟁가능성을 줄이고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가 잘못됐다며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2020년 12월20일 현대제철에 매출액 관련 자료를 이튿날인 21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는데, 현대제철은 자료를 제출하면서 ‘매입액의 구체적인 분류가 어려워 일부 항목이 중첩됐다’고 알렸다. 이듬해 1월 현대제철은 정정한 매입액 자료를 냈다. 공정위는 그러나 정정하기 전 매입액 자료를 토대로 매출액과 과징금을 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가 지난달 18일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해당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