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쿠팡 사태 본질은 나쁜 거버넌스...김범석 이기심이 사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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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포럼 "쿠팡 사태 본질은 나쁜 거버넌스...김범석 이기심이 사태 악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6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본질은 나쁜 거버넌스"라며 "고객 및 주주가 피해보더라도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김범석 최고경영자(CEO)의 이기심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 이사회가 즉각 독립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김 CEO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것도 촉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 CEO는 29배 차등의결권으로 74%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견제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인, 법조인, 학자 등 120여명의 국내외 회원들로 구성된 거버넌스포럼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구하는 비영리 사단 법인이다.


먼저 포럼은 쿠팡이 지난해 11월18일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후, 국내에는 같은달 29일 처음 공개했고, 미국에서는 거의 한 달 후인 12월16일에야 비정기공시로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유출 사실을 인지한 11월18일부터 전날까지 주가는 19%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4조원 증발한 상태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증시가 1%, 코스피가 14%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포럼은 "쿠팡이 유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한 달 가까이 침묵하다 늑장 공시를 했고 12월29일 공시에서도 경찰 본사 압수수색, 특별세무조사 등 정부와의 대치 관계, 국회 청문회에 김범석 의장 불참 등 주주 입장에서 중대한 리스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김범석 CEO 키맨 리스크가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또한 "쿠팡의 이러한 대응은 일반주주의 재무적 손실과 고객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차등의결권제도을 통해 74%의 의결권을 가진 김 CEO를 보호하려는 시도"라며 "김 CEO가 의장을 겸하는 쿠팡 이사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쿠팡 내부자(경영진, 이사 등)와 외부자(일반주주 및 이해관계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성은 심화됐고, 이는 투명성 악화 및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포럼은 이러한 사태를 과거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스캔들과 비교하기도 했다. 디젤스캔들이 밝혀진 2015년9월부터 6개월간 폭스바겐의 주가는 58% 폭락했고, 시총은 110조원 증발했다. 하지만 주가는 아직도 당시 시세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포럼은 "숨긴 악재가 장기간 축적되어 임계점에 도달하면, 한꺼번에 공개돼 주가 폭락으로 이어진다"며 당시 폭스바겐이 수십조원의 벌금, 리콜, 소송은 물론, 전·현직 경영진이 유죄 판결을 받는 등 고객 신뢰, 브랜드 가치 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쿠팡 경영진의 이러한 행태가 기업거버넌스전문가들에게는 어느 정도 짐작됐던 부분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의 거버넌스 질적스코어에 따르면 쿠팡은 미국 상장사와 상대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하위 1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주권리, 이사회 구성, 임원보상, 회계 및 감사감독 등 4개 항목 모두 하위권이다.


포럼은 "김 CEO가 보유한 1주(클래스B)는 일반주주들이 보유한 한주(클래스A)보다 29배의 의결권을 가진다"면서 미국에서 차등의결권으로 비난을 받는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도 10배의 차등의결권을 보유하는데 김의장은 무려 29배"라고 지적했다. 이는 주요 주주나 독립이사들도 김 의장에게 실질적 불이익을 줄 수 없는, 무소불위의 컨트롤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포럼은 "경제단체들이 주장하는 차등의결권제도가 국내에 도입되면 이를 악용한 제2, 3의 쿠팡 사태가 연이어 발생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쿠팡 이사회가 독립성 측면에서도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쿠팡 이사회는 사내이사 김 CEO와 7명의 독립이사, 총 8명으로 구성돼있다. 포럼은 "74% 의결권을 가진 김범석 CEO가 이사회 의장까지 맡으며 경영진에 대한 견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나쁜 거버넌스 구조"라며 "김 의장은 CEO 외에 미국 본사 최고경영의사결정자(CODM)라는 공식직함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7명의 독립이사들은 연평균 4억7000만원의 보상을 받지만 이번 사태 관련 선관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포럼은 즉시 쿠팡 이사들이 한국을 방문해 핵심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고 전문가들 의견을 청취해 사태의 진실을 파악하길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정성 강화 차원에서 선임 독립이사인 제이슨 차일드가 주도해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번 사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포럼은 "특별위원회 구성에 김 CEO를 배제하고 진정한 독립이사들로 채워야 한다"며 "CEO 키맨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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