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이 새해부터 예정된 굵직한 모멘텀을 연이어 앞세우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간암·담관암 치료제와 함께 혈액암·고형암 CAR-T 치료제, 희귀 안과질환 치료제 등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의 위상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7일 바이오업계와 HLB에 따르면 HLB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를 다시 신청한다. HLB는 이달 중 해당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한 재신청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HLB의 간암 신약은 앞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간암 1차 치료제로서는 사상 가장 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기록했다. 최근 해당 임상의 최종 분석 결과가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상적 성과에 힘입어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FDA 허가 전부터 유럽종양학회(ESMO)의 '간세포암 진단·치료 가이드라인'과 간암 치료 전략의 기준으로 인정받는 '바르셀로나 임상 간암병기(BCLC) 가이드라인'에 1차 치료제로 등재되기도 했다.
HLB는 또 다른 신약 물질인 '리라푸그라티닙'에 대해서도 담관암 2차 치료제로 FDA에 신약허가(NDA)를 신청한다.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6) 개최 전 공개한 논문 초록에 따르면 리라푸그라티닙은 글로벌 임상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47%를 기록하며, 기존 치료제 대비 경쟁력 있는 임상 성과를 나타냈다.
FDA는 리라푸그라티닙이 담관암 치료 분야에서 임상적 의미와 치료적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해 2023년 10월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했다. 혁신치료제로 지정된 신약은 '우선심사(Priority Review)'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허가신청 이후의 심사 과정도 한층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LB는 이달 열리는 JP모건에도 참석해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파이프라인 성장 단계에 부합하는 전략적 투자 유치 기회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HLB이노베이션이 개발 중인 차세대 CAR-T 치료제도 올해 상반기 중 중요한 이정표를 맞이한다. 현재 임상 1상이 진행 중인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SynKIR-110'의 중간 결과가 주요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SynKIR-110은 총 6단계의 임상 코호트 중 코호트 3까지 용량제한독성(DLT) 없이 진행됐다.
HLB이노베이션의 CAR-T 플랫폼인 'KIR-CAR'는 기존 CAR-T 치료제의 주요 한계로 꼽히는 T세포 탈진(T-cell exhaustion) 문제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이는 면역세포인 NK세포에서 발견되는 KIR 수용체를 T세포에 적용해, CAR-T 세포가 일정 기간 '휴식'을 취하며 체내에서 더 오래 효과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HLB이노베이션의 또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인 재발성 혈액암 CAR-T 치료제 'SynKIR-310'도 올해 안으로 학회에서 임상 1상 중간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SynKIR-310'의 경우 최근 발표된 전임상 연구에서 '킴리아'와 직접 비교 결과 더 뛰어난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HLB테라퓨틱스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신경영양성 각막염(NK, Neurotrophic Keratitis) 치료제의 미국 임상 3상(SEER-2) 톱라인 결과를 오는 6월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 결과는 회사가 진행 중인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약 개발 외에도 진단 및 소재 관련 그룹사들의 큰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먼저 PNA 진단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HLB파나진의 경우 공간단백체 분석 장비 '하이페리온'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자체적인 공간단백체 데이터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협력사인 AI 신약개발 기업 '아론티어'와 국내 대형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암 미세환경을 규명할 수 있는 유효 데이터와 AI 분석 기반의 진단 성과를 도출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올 상반기 내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HLB펩은 축적된 펩타이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본격화한다. 기존에 추진하던 당뇨·비만 치료제 개발과 함께 펩타이드 기반 항암제 개발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올해부터 자사가 보유한 암 표적 펩타이드(AGM-330)를 활용해 방사성 표적 항암제(RPT)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HLB펩은 최근 방사성 항암제 연구기업인 레이메드와 공동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HLB그룹 관계자는 "신약 허가, 임상 결과 발표 등 전략적 이벤트가 집중되는 2026년은 '글로벌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을 넘어, CGT 플랫폼, RPT 항암제, AI 기반 연구까지 아우르는 통합 헬스케어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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