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2026년, K팝의 시계가 거꾸로 흐른다. 4·5세대 아이돌이 점령했던 무대에 전설로 불리던 ‘왕’들이 귀환을 선언했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호령했던 2세대 빅뱅부터 3세대 황금기를 이끈 방탄소년단(BTS), 엑소, 블랙핑크가 그 이름이다. 각자의 공백기를 깨고 ‘완전체’로 돌아오는 초대형 그룹의 러시에 가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추억 소환으로만 넘기기엔 어깨가 무겁다. 침체기에 빠진 K팝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게임 체인저’ 역할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엑소, 1월부터 달린다 ‘군백기 종료’
포문은 엑소가 연다. 1월 완전체 컴백을 예고한 엑소는 2년 6개월의 군백기를 마치고 ‘리버스(REVERXE)’로 돌아온다. 지난해 9월 막내 세훈의 전역으로 멤버 전원이 국방의 의무를 마친 엑소는 1월 19일 정규 8집을 발매한다.
수호, 찬열, 디오, 카이, 세훈에 중국 활동을 펼쳤던 레이까지 합류하며 ‘원조 세계관 맛집’의 위용을 과시할 예정이다. 최근 MMA에서 5인 체제만으로도 무대를 장악하며 “3세대는 건재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조만간 드러날 ‘완전체의 파괴력’에 기대가 모인다.
◇빅뱅, ‘성인식’은 ‘코첼라’에서
2세대의 상징 빅뱅도 움직인다. 지드래곤, 태양, 대성 3인조로 재편된 빅뱅은 오는 4월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지난 2024년 MAMA에서 보여준 완벽한 퍼포먼스로 세계를 호령한 가운데 다시 한 번 그 위상을 드러낼 전망이다.
전조는 시작됐다. 지드래곤의 ‘홈 스위트 홈’은 멜론 차트에서 76일간 1위를 차지하며 식지 않는 화력을 증명했다. 지드래곤은 최근 콘서트에서 “빅뱅의 20주년은 성인식과 같다”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암시했다. 하반기 컴백설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빅뱅의 성인식’은 K팝 신을 뒤흔들 전망이다.
◇BTS ‘진정한 왕의 귀환’
3월에는 ‘K팝의 황제’ 방탄소년단이 등판한다. 멤버 전원의 군 복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정규 앨범과 대규모 월드투어를 예고했다. 2022년 ‘프루프(Proof)’ 이후 약 4년 만이다.
군백기 동안 각자의 솔로 활동으로 빌보드를 누비며 역량을 키운 멤버들은 최근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2026년은 방탄소년단의 해가 될 것. 진짜 큰 게 온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요계는 방탄소년단의 귀환이 빌보드 ‘핫 100’ 등 글로벌 차트에서 K팝의 위상을 다시 한번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은 물론, 전 세계적인 ‘낙수 효과’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블랙핑크, 상상 이상의 시너지
‘K팝 여제’ 블랙핑크도 가세한다. 당초 지난해 겨울로 예정됐던 컴백을 올해 상반기로 조정한 블랙핑크는 2022년 ‘본 핑크(Born Pink)’ 이후 4년 만에 앨범 단위 활동을 재개한다.
로제, 제니, 리사, 지수 등 멤버 전원이 솔로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만큼, 이들이 다시 뭉쳤을 때의 시너지는 상상 이상일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로제가 2월 그래미 어워드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며 K팝 최초 수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그 열기는 팀 활동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전망이다.
◇‘리빙 레전드’ 위기의 K팝 구할까
K팝은 우려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여전히 강력한 신인들이 등장하고 있고, 지속적인 월드투어로 엄청난 화력을 입증하고 있지만, 대중성과 글로벌 파급력을 모두 갖춘 ‘메가 IP’의 부재가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팬덤 장사에만 집중한 나머지, 세대를 아우르는 강력한 그룹이 보이지 않았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탄탄한 실력과 거대 팬덤을 겸비한 ‘레전드 그룹’들의 릴레이 컴백은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K팝을 향한 글로벌 콘텐츠의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2026년은 ‘왕들의 귀환’과 함께 K팝 제2의 황금기가 열리는 원년이 될지 주목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