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기대감 ‘쑥’… AI·바이오 올 상승장 이끈다 [마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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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피 기대감 ‘쑥’… AI·바이오 올 상승장 이끈다 [마이머니]
주요 증권사 5곳, 국내 증시 전망 2025년 이어 2026년 코스피 ‘불장’ 계속될 듯 상고하저 흐름 속 ‘3500~5500’ 예상 반도체·로봇·ESS 등 AI株 상승 주도 제약·바이오·증권·‘조방원’ 섹터도 주목 코스닥, 정부 의지 속 연초 우상향 기대 “美 주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올해 코스피 5000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지난해 전인미답(前人未踏)의 4000선 고지를 밟은 코스피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사는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로봇, 에너지저장장치(ESS), 빅테크 등 인공지능(AI) 관련 업종과 더불어 바이오, 증권, 조방원(조선·방산·원전) 등이 올해 상승세를 주도할 업종으로 꼽았다.

다만 국내 증시는 미국의 영향으로 ‘상고하저’(상반기는 높고 하반기는 낮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부각과 중간선거, 금리 인하 종료 등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아울러 AI 거품론 재부상도 코스피 상승세를 직격할 수 있어 무리한 투자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새해 코스피 3500∼5500 전망… “AI가 핵심”

4일 세계일보가 국내 주요 증권사(삼성·미래에셋·KB·NH투자·한국투자)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증시 전망 설문에서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등락 범위)는 ‘3500∼5500’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 곳은 NH투자·현대차증권으로 4000∼5500을 제시했고, 키움증권과 iM증권은 3500∼4500으로 가장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는 대체로 올해 코스피가 ‘상고하저’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 등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AI 관련 기업의 이익 증가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주목해야 할 섹터로는 이구동성으로 ‘AI’를 외쳤다. 특히 한국의 경우 반도체, 로봇, ESS 업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컨센서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버블론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반도체 주도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나 AI사이클의 수혜가 재조명되는 피지컬 AI 관련 종목들이 우세할 것으로 본다”며 “AI 투자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사이클이 지속 중이며, 특히 상반기 상승폭이 하반기 대비 가파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폭 및 기대감도 상반기에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 금융·증권, 조방원도 상승 이어질 것”

제약·바이오도 새해에 주목할 만한 섹터로 지목됐다. 블록버스터 의약품(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의 특허 기간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올해부터 2030년 사이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70개를 포함해 약 200개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돼 2000억~4000억달러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블록버스터 약품 특허 만료를 앞두고 인수합병(M&A) 딜 가속화 추세”라며 “제약·바이오 업종은 유사한 이벤트에 대해서 유동성이 풍부할 때 주가 탄력도가 높다. 이에 따라 개별 종목의 모멘텀에 따라 주가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주 환원 강화 추세 속에 지주사와 금융·증권도 유망 종목에 포함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인 4000 아래에서 점진적 분할 매수가 필요하다”면서 “정보기술(IT) 업종과 금융·지주사 등 주주 환원 기대가 높은 업종을 포함하라”고 말했다. 상법 개정과 주주 환원 강화 흐름 속에 은행·증권 등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의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AI와 함께 코스피 4000 시대를 이끈 조방원(조선·방산·원전)도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바라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해 조선업 핵심 키워드는 군함과 LNG선이다. 모멘텀과 펀더멘털 모두 견실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노후 군함이 1000척 이상으로 교체수요가 풍부해 한국 조선사의 군함 수출 기회가 커질 것이고, LNG운반선 발주도 100척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대표적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협력을 통해 약 80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것을 발표했다”며 “2026년부터 구체적인 원전 프로젝트 착공이 시작된다면 1980년대 이후 40년 만에 새롭게 시작되는 원전 업사이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리스크 상쇄해야”

코스닥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활성화 의지와 AI 관련 업종 등이 연초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조수홍 센터장은 “국민성장펀드, IMA(종합투자계좌) 등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의지가 투자 수요를 일으킬 것이고 AI 수혜 사이클이 AI 전·후방 종목까지 투자 범위가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가 후반부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실적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원 센터장은 “연초는 기대감에 반등할 수 있어도 코스피 같은 장기 우상향은 바이오와 이차전지 실적에 달렸다”며 “코스닥은 IT, 소부장, 바이오 등으로 구성됐는데 바이오와 이차전지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당부했다.

다만 전망이 좋더라도 여전히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집중투자나 빚투(빚져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AI 거품론, 미국 경제의 ‘K자형 양극화’(자산이 많은 사람은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현상) 심화와 미국의 중간선거, 금리 인하 여부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센터장은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상반기 포인트다. 이에 따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달라질 것”이라며 “미국 상황이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니 해외 뉴스에 집중하며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또 “지난해 한국 주가 상승률이 75%로 주요 20개국 중 1위다. 그만큼 새해는 높은 상승률을 가져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라며 “과도한 레버리지(배수) 투자나 집중투자는 피하고 원자재, 국책, 다양한 종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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