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과 관련 “주베네수엘라 일본대사관에 현지 대책본부를, 외무성 본부에는 중남미국장이 지휘하는 연락실을 설치해 대응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정보 수집 및 일본인 보호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군사작전에 대한 별도의 가치 판단 없이 자국민 보호를 위한 대처를 강조한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역시 4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할지 말지 난제를 안게 됐다”며 “일본 정부는 입장 표명과 관련해 주요 7개국(G7)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1월 G7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을 ‘민주주의적 정통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난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사안이 주는 딜레마에 빠져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군사작전을 용인하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대신 우크라이나 침공을 4년째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국제법을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꼴이 된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나빠진 상황에서는 더욱 위험한 대응 방식이다.
이번 작전에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미국을 비판한다면 미·일 동맹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중·일 갈등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일본 지지’ 입장을 원하고 있으며, 지난 2일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3월 미국을 찾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본으로서는 마땅한 묘수 없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외무성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일본은 법의 지배에 기초한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을 주장해왔다”며 “국제법과 미·일 관계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일본 입장을 어떻게 표명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