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 후 “베네수엘라 다시 위대하게” 외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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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후 “베네수엘라 다시 위대하게” 외친 트럼프
“평화적 정권 이양 때까지 미국이 통치” 베네수 ‘2인자’인 부통령은 강하게 반발 “우리 지도자는 마두로… 독립 지킬 것”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베네수엘라를 전격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63) 현 대통령 부부를 체포한 가운데 작전 명령을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make Venezuela great again)라고 외쳤다. 자신의 대표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살짝 변형한 표현이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 2인자인 부통령이 미국 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으나, 정작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국에 마두로 석방을 촉구하고 자국 국민들에겐 ‘국가 방어’를 당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의 사진은 3일(현지시간) 그가 미군 특수부대에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 중인 모습을 트럼프가 SNS에 올린 것이다. AP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 SNS 3일(현지시간) 마두로 제거를 위한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 작전이 성공리에 끝난 뒤 트럼프는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성탄절 무렵부터 그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연말연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공군 대장) 등이 배석했다.

트럼프는 “평화적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제거 후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대해선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 것으로 안다”며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그(로드리게스 부통령)는 본질적으로 우리(미국)가 베네수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의향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당분간 ‘임시 대통령’에 해당하는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협력해 베네수엘라 국정을 운영할 것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마두로 체포 후 주재한 비상 각료회의에서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은 마두로, 단 한 명뿐”이라며 “마두로 대통령이 우리 지도자이자 군 통수권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트럼프를 향해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2인자인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직후 ‘로드리게스가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뜻을 밝혔다’는 취지로 발표했으나, 정작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결사 항전’을 당부했다. 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그 어떤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자국민에게 “국가 방어를 위해 모두가 침착함 속에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군부를 중심으로 ‘국가통합방어사령부’가 출범해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트럼프는 “미국 석유회사가 베네수엘라에 들어가 석유 시설을 재건할 것”이라고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치적 혼란과 경제 위기 속에 실제 생산량은 하루 96만배럴(2024년 기준)에 머물며 산유국 순위도 세계 21위에 그친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노리고 침공을 단행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로드리게스 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우리 천연자원을 비롯해 국토 구석구석까지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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