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동의 없이 이루어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작전에 대해 미 정치권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권국가 정상을 상대로 이루어진 전격적인 작전에 유럽·중남미·아시아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항의 집회가 열렸다.
5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출연한 방송에서 베네수엘라에서의 군사작전이 “단순한 마약 단속 작전이 아니라 전쟁 행위였다”며 “따라서 이는 군사 행동이었으며, 헌법에 따라 전쟁 선포 및 이와 관련한 행동을 승인할 권한은 오직 의회에만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역시 “마두로는 끔찍한 인물이지만, 우리는 불법을 또 다른 불법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찬반 엇갈린 혼돈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전격적인 체포 작전이 수행된 지 하루 만인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열린 마두로 대통령 규탄 시위 중 한 참가자가 이번 작전을 주도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 등에게 “감사하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의 초상화를 들고 항의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도랄·카라카스=AFP·EPA연합뉴스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작전이 마약 카르텔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의 과도한 해외 군사 개입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였다가 최근 갈등을 빚었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계열의 공화당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미국인들은 정부의 끝없는 군사 행동과 해외 전쟁 지원에 혐오감을 느낀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다. 마약 밀매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데 대해 ‘이중 잣대’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법무부가 마두로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적용한 마약 관련 혐의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이 받은 혐의와 거의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국제 사회 반발도 이어졌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인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는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음성 메시지에서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한창 갈등관계인 쿠바와 콜롬비아 등에서는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미국의 군사작전을 ‘제국주의적 침공’으로 규정하고 규탄 시위를 벌였고, 중남미 출신 이민자가 많은 스페인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내에서도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시카고, 댈러스,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가 “석유를 위해 피를 흘리지 마라” 등 구호를 외쳤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