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방송인 박나래와 전 매니저들 간의 갈등이 단순한 노사 분쟁을 넘어 형사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 매니저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에 담긴 내용은 충격적이다. 핵심은 박나래가 이동 중인 차량 뒷좌석에서 동승자와 ‘특정 행위’를 했고, 이 과정에서 운전석 시트를 발로 차는 등 위협을 가했다는 점이다.
이번 논란은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 공적인 업무 공간을 침범했을 때 발생하는 법적 책임을 묻는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서울이 이번 사안이 내포한 세 가지 핵심 법적 쟁점을 분석했다.
① 움직이는 사무실…‘환경형 성희롱’ 성립하나
첫 번째 쟁점은 ‘환경형 성희롱’의 인정 여부다. 연예 기획사 매니저에게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주된 업무 공간이다. 법조계에서는 “운전 중인 매니저는 자리를 피할 수 없는, 사실상 구속된 상태”라는 점에 주목한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만약 박나래가 폐쇄된 공간에서 원치 않는 타인의 성적 행위를 시각·청각적으로 강제 인지하게 했다면, 이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과거 법원은 상사가 사무실 내에서 음란물을 시청하거나 성적 체험을 묘사해 들리게 한 경우에도 위자료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② 공연음란죄 vs 통신매체이용음란죄…형사 처벌 가능성
두 번째는 형법상 처벌 가능성이다. 차 안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공연음란죄(형법 제245조)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된다. 공연음란죄는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이 핵심인데, 짙은 썬팅 등으로 외부 차단이 된 경우라면 성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피해자인 매니저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장면을 목격하게 했다면, 강제추행의 범주나 성폭력처벌법상 법리 적용을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적 공간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성적 불쾌감을 강요하는 행위는 형사적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③ 운전석 발길질? 단순 폭행 아닌 ‘특가법’ 중범죄
가장 심각한 세 번째 쟁점은 바로 ‘안전 위협’이다. 매니저들의 주장대로 “행위 도중 운전석 시트를 반복해서 발로 찼다”는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단순 폭행죄가 아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적용 대상이 된다.
특가법 제5조의10은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사법부의 판단은 매우 엄격하다. 과거 법원은 택시 뒷좌석 승객이 운전석 시트를 걷어찬 사건에 대해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운전자의 심리적 안정을 저해하고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유형력의 행사”라며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인정해 엄벌한 사례가 다수 있다. 실제 하급심 법원은 승객이 운전석 뒷부분을 수차례 걷어찬 사건에서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었더라도 운전자의 심리적 안정을 저해하고 안전 운행을 방해한 유형력의 행사”라며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현재 박나래 측은 해당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매니저들을 공갈 미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밀폐된 업무 공간’에서의 사생활 노출이 근로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과 물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