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강조한 박철우 중앙지검장, ‘항소 포기’ 언급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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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강조한 박철우 중앙지검장, ‘항소 포기’ 언급은 없어
신년사서 “검찰조직에 성찰의 자세 절실히 필요”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2일 신년사에서 검찰조직의 ‘성찰’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관심을 모으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여부나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박 지검장은 신년사를 통해 검찰에 “그 어느 조직보다도 자기 책임하에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가 있다”며 “국민을 위해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하여 면밀하게 살피고 선후배 동료와 열띤 논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사명감, 책임감, 훈훈한 조직문화가 곧 검찰이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이자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본연의 기능을 지켜낼 수 있는 디딤돌”이라고 밝혔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1월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박 지검장은 “다만 그 훌륭한 우리의 전통과 같은 조직 문화가 변화의 수단이 되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딱 한 가지만 보태지면 될 것 같다”며 “성찰”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무의식적이나마 오만하게 보일 수 있는 언행은 없었는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주장하지만 정작 지금 당장 내 손에 있는 사건에서는 종전에 해오던 관행이나 어떤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함이나 부족함은 없었는지, 혹시나 면피성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타성이나 안일함에 젖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나 자신과 우리 조직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성찰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지검장은 “2025년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복구하는 재건의 시간이자, 그 어느 때보다도 검찰개혁에 강한 동력이 집중되었던 변화와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고 돌아본 뒤 “검찰구성원 모두가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억울함 속에 괴로워했던 시간이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구성원들을 향해선 “오늘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권익을 구제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계시는 서울중앙지검 구성원 모두가 바로 검찰 변화의 주역임을 잊지 말자”며 “저는 여러분의 의지와 역량을 믿는다. 겸허하되 당당하게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박 지검장의 신년사에는 관심을 모으는 서해 피격 사건 항소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사건 항소 기한은 이날까지로, 3일 0시까지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항소 포기가 된다. 유족 측은 기자회견에서 “유족의 간절한 항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검찰에서 항소하지 않을 경우,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에도) 추가 검토를 지시한 박 지검장과 항소 포기를 언급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해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검찰은 문재인정부 안보 라인이 이씨 피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고 보고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지난달 26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들의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박 지검장 신년사에선 검찰의 내홍이 극에 달했던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한 내용도 찾아볼 수 없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으로,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보고라인에 있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박 지검장의 책임론이 일기도 했으나, 그는 항소 포기 이튿날 사임한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후임으로 발탁돼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을 이끌고 있다.

검찰 출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1심 무죄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검에서 항소 제기 방침이 진작 발표됐어야 하는데 아직 없다. 매우 이례적”이라며 “대장동 항소 포기 때와 흐름이 같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로 수사받아야 할 사람인데 보은으로 그 자리를 꿰찼다. 속 보이는 짓 그만하고, 즉시 항소 제기 방침을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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