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4000선을 넘기며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한 코스피가 올해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상반기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정부의 증시부양책으로 코스피의 상승을 예상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1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등락 범위)는 ‘3500∼5500’으로 집계됐다. 낙관적 시나리오를 가정한 상단의 범위는 4500∼5500, 부정적·보수적 예상치인 하단은 3500∼4000이었다. 예상치를 밝힌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곳은 NH투자·현대차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등락 범위를 4000∼5500으로 제시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국내 정책 모멘텀이 이어지고,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 지속에 따라 반도체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증권도 코스피가 55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대신증권(4000∼5300)과 KB증권(3800∼5000), 신한투자증권(3700∼5000) 등이 ‘오천피’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키움증권(3500∼4500), iM증권(3500∼4500), 한화투자증권(3700∼4500), 하나증권(3750∼4650), 한국투자증권(3900∼4600), 삼성증권(4000∼4900) 등은 코스피 상단이 5000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상반기에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과 유동성 공급, 기업의 이익 증가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정부가 현재 로드맵 마련에 나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에 성공할 경우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외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200 기업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7% 증가한 384조원으로 추정돼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이익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와 미국 중간선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향후 물가·성장 흐름과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KB증권은 “하반기부터는 기업의 관세 비용 전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외교적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불장’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에서 역대 최대인 26조36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 결과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88.0%)은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201.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개인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있었던 탄핵국면 등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한 우려로 대거 주식을 순매도하며 하반기 ‘불장’에 편승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종민·김건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