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유전자 치료제를 맞은 영국의 5세 소년이 4년 만에 기적적으로 걷게 됐다. 이 소년은 희귀 유전성 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앓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영국 콜체스터에 사는 에드워드 윌리스-홀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이 고가의 치료제 주사 뒤 혼자 걷고 수영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에드워드는 태어난 지 두 달쯤 됐을 때 척수성 근위축증 진단을 받았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척수의 전각 세포가 손상돼 근육으로 가는 운동 신호가 전달되지 못하면서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유전성 질병이다. 이 질환은 주로 영유아기에 많이 발병하는데, 특히 1형 SMA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평균 수명이 고작 2년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시간이 갈수록 근육이 심하게 퇴화해 급기야 나중에는 숨쉬기조차 쉽지 않아져서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영국에선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아기가 매년 60~80명 정도 태어난다.
에드워드는 생후 5개월 무렵 NHS 지원으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를 맞았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보통 SMN1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생기는데, 이 약은 우리 몸에 SMN1 유전자 대체재를 넣어 필요한 단백질을 계속 만들어내도록 만든다. 단 한 번의 정맥 주사로도 치료가 가능할 만큼 효과적이지만 문제는 1회 접종 가격은 무려 179만파운드(약 34억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영국 NHS는 2021년 이 약에 대한 국민 무상 의료 서비스를 승인한 바 있다.
에드워드도 NHS 지원 덕분에 졸겐스마를 무상으로 맞을 수 있었다. 투약 후 에드워드의 상태는 놀랍도록 좋아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약해진 근육 탓에 어긋나 있던 양쪽 고관절 수술을 무사히 마쳤고, 최근에는 스스로 20~30보를 걸을 수 있게 됐다. 또 수영도 시작했는데 물에 혼자 뜰 수 있게 됐다.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영유아의 경우, 보통 근육이 너무 약해 자연스럽게 물에 뜨는 부력이 거의 없다. 자력으로 물에 뜰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그만큼 근육이 회복됐다는 증거다.
에드워드의 어머니는 "아기 때는 거의 움직이지 못하던 아이가 이제는 장난기 넘치고 활발한 다섯 살 소년이 됐다"며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정표들을 하나씩 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에드워드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며 "친구도 많이 사귀는 등 평범한 다섯 살 소년이 하는 모든 일을 한다"고 그의 근황을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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