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출 규제 지속… 새해 주담대 금리 7% 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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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 규제 지속… 새해 주담대 금리 7% 뚫나
시장금리 상승세에 영끌족 ‘울상’ 은행, 대출 수요 막기 위해 금리 올려 주담대 기준 코픽스 3개월 연속 상승 NH·하나銀 등 주담대 상단 6%대 진입 부동산 ‘3중 규제’에 시장 얼어붙어 서울 11월 아파트 거래량 60.2% 급감 공급절벽 겹쳐 가격은 오히려 치솟아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높아졌던 가계대출 문턱은 새해에도 여전할 전망이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선 가운데 새해에도 대출금리 오름세가 지속돼 7%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을 찾은 시민이 창구에서 상담 받는 모습. 연합뉴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4~6.24%로 금리 상단이 6%대를 돌파했다. 6개월물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3.71~6.11%로 올라 금리 상단이 6%대에 진입했다. 금융채 금리가 계속해서 오른 데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한 영향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4~5.64%, 신한은행 연 4.12~5.53%, 하나은행 4.91~6.21%, 우리은행 4.16~5.36%, NH농협은행 3.94~6.24%를 나타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KB국민은행 4.15~5.55%, 신한은행 3.92~5.33%, 하나은행 4.48~5.78%, 우리은행 4.08~5.28%, NH농협은행 3.71~6.11% 수준을 보였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것은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대출 수요 쏠림을 막기 위해 금리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새해에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할 경우 금리 상단이 7%선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2020~2021년 2%대 저금리 시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했던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급격히 커지게 됐다. 5년 고정형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이 순차적으로 금리 재산정 시기를 맞고 있어서다.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전역 및 경기 12곳을 3중 규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15일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방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신고일 기준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6만1407건으로 전월 대비 11.9% 줄었다. 특히 수도권(2만2607건)과 서울(7570건)은 전월 대비 각각 30.1%, 51.3%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4395건)만 보면 전월 대비 60.2% 급감했다.

거래량이 줄어도 가격이 내려가기는커녕 치솟고 있는 상황은 ‘공급 절벽’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서울 주택 분양 물량은 0호다. 2024년 11월에는 5506호가 분양됐다. 2025년 1∼11월 누적 서울 분양 물량도 1만2219호로 전년 동기(2만6084호)보다 53.2% 줄어들었다.

분양 물량이 줄면서 지난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794호로 전월(6만9069호) 대비 0.4% 감소했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66호로 전월 대비 3.9% 증가했다. 2012년 3월(3만438호) 이후 최대치로, 그중 약 92%가 비수도권이다. 서울과 달리 지방은 빈집이 남아도는 양극화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11월 월세 거래량은 13만2381건으로 전월 대비 4.4% 증가했고 2024년 11월보다는 19.0% 늘었다. 1∼11월 누적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62.7%로 전년 동기 대비 5.3% 올랐다.

윤솔·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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