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소비가 한 달 전보다 3% 넘게 줄며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명절 특수와 소비쿠폰 등 효과가 끝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102.3(2020년=100 기준)으로 전월 대비 3.3% 하락해 2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소비자들이 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 얼마나 많이 구매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8월(-2.4%)과 9월(-0.1%) 감소한 뒤 10월 3.6%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0일 서울 시내의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 뉴스1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와 의복 등 준내구재(-3.6%) 분야에서 모두 줄어들었다. 비내구재는 지난해 2월(-5.4%)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14.1%)와 슈퍼마켓 및 잡화점(-8.7%), 무점포 소매(-3.1%) 등에서 감소했다. 인터넷 쇼핑 등이 포함된 무점포 소매도 2022년 11월(-3.9%)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10월 소비 급증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월에 긴 추석 연휴가 있었고 반짝 추위로 겨울 의복 판매가 늘었다”면서 “시차가 있겠지만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 소비재와 직구 가격이 올라 소매판매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업 생산과 투자는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산업의 생산활동을 보여주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9%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전달 3.7% 급락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반도체 생산은 7.5% 급증했다. 여기에 갤럭시 Z폴드 등 신제품 출시 효과가 더해지며 전자부품(5.0%) 생산도 상승했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14.1%)의 부진을 딛고 1.5% 늘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