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추리 소설을 즐겨 읽던 여중생이 소설 속 수법을 현실에서 재현해 휴대전화 사물함 비밀번호를 알아낸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한 기숙형 중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소개했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여중생 A양은 추리 소설에서 착안한 방법으로 교실에 설치된 휴대전화 보관 사물함의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A양은 사물함 키패드에 분필 가루를 살짝 발라 지문이 남은 숫자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비밀번호 조합을 유추했다. 이후 키패드에 남은 분필 흔적을 본 다른 학생 3명도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이들은 사물함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기숙사에 반입했다. 일부 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물함 비밀번호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공유하기도 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학교 측은 관련 학생 4명에게 학칙에 따른 징계를 내렸다. 해당 학교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등교 시 휴대전화를 사물함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비밀번호를 추리한 행위 자체보다는, 허락 없이 휴대전화를 반출한 점을 문제 삼아 징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학교는 사물함 비밀번호를 전면 변경하고, 사물함 위치를 교무실 인근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누리꾼은 "추리 소설 효과가 대단하다", "탐정이 되면 잘할 것 같다", "책을 많이 읽는 게 확실히 도움이 된다" 등 비교적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과 달리 일부 전문가들은 "추리력과 관찰력 자체는 긍정적인 능력이지만, 규칙과 윤리 의식이 함께 교육되지 않으면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이와 유사한 사례ㅗ 지난 2019년 중국 저장성에서는 한 중학생이 교무실 금고의 다이얼에 묻은 손자국을 보고 회전 순서를 추리해 금고를 연 사건이 있다. 아울러 2022년에는 인도의 한 고등학생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와 출입 시간표를 분석해 시험 문제지를 미리 확인하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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