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연말까지 10% 더 올라갈 여지 있다"

글자 크기
"금값 연말까지 10% 더 올라갈 여지 있다"

올해 2~4월 가격 상승 랠리를 이어가다 박스권에 머물던 금값이 8월 말부터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달러 약세로 올랐던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 9일 신한투자증권은 '금(Gold), 어디까지 올라갈까' 보고서를 통해 최근 ETF 수요 등으로 오른 금값이 올해 말까지 10%는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브릭스 국가 중앙은행·글로벌 ETF가 매수 주체

금값은 이론적으로 금리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5~6월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금 가격은 박스권에 머물렀다. 게다가 8월 이후 달러화 약세가 주춤한 상황이라, 달러 약세를 금값 상승 이유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최근 금값 상승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에 이어 ETF 매수가 더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금 매수 규모를 늘렸다. 금 보유 규모를 늘린 상위 10개국은 중국, 폴란드, 인도, 터키, 일본, 태국, 헝가리, 카타르, 러시아, 브라질 순이다. 일본을 제외하면 모두 브릭스 등 신흥국이며 지정학 불안이 상존한 국가다.


올해 들어 ETF를 통한 금 매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리스크 헤지를 위해 금 ETF를 사들인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 증대가 ETF를 통한 금 매수를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부터 미국 경기 하강 압력이 확대된데다 관세 부과로 인한 물가 상승 리스크가 더해졌다. 일본과 프랑스 등의 정치 불안과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올해 말 금값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도

현실 금값은 이론적 가격을 벗어난 지 오래됐다. 신한투자증권이 금 가격 밴드를 추정하기 위해 코로나 이전까지 금 가격 설명력이 높았던 달러인덱스와 실질금리를 활용한 모형가격과 실제 가격 간 괴리를 추정한 결과, 2022년 이전까지 기존 모형가격과 실제 가격 간 괴리는 10% 이내로 제한됐다. 하지만 2022년부터 기존 모형가격과 실제 가격 간 괴리는 꾸준히 확대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공급이 제한된 금의 특성상 중앙은행의 금 보유 확대가 금의 시중 유통량을 감소시킨 결과"라며 "중앙은행이 금 보유 규모를 증가시키는 구간에서 ETF를 통한 위험 헤지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모형가격과 실제 가격 간 괴리율 상승은 필연적"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이후 중앙은행의 금 보유 증대 속도가 일정할 경우 모형가격과 실제 가격 간 괴리율은 현재 200%에서 올해 말 230%로 추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금값은 온스당 3700달러에 육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의 경제 및 금융 환경이 유지될 경우 올해 말 4000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고용 둔화에 따른 침체 우려, 관세 발 물가 상방 우려, 재정 리스크 등 현재 금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요인이 소멸하지 않는 이상 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과거와 달리 중앙은행의 금 매수 영향보다 ETF 수급이 금 가격에 영향을 주는 만큼 단기적으로 금 가격의 과열과 진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