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진, 저가형 스테인리스강 부식 억제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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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연구진, 저가형 스테인리스강 부식 억제 기술 개발
스테인리스강 보호막 형성 성공
강한 산성 환경에서도 저가형 스테인리스강이 스스로 보호막을 만들어 부식을 막는 기술이 개발됐다.

연료전지용 촉매를 활용해 크롬과 니켈이 적게 들어간 저가 스테인리스강에서 99.98%에 달하는 부식 억제를 구현한 것이다.

값싼 금속도 ‘프리미엄 방청 처리’를 한 것처럼 버티게 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김용태 교수, 곽재익 박사, 정상문 연구교수(왼쪽부터). 포스텍(포항공대)은 신소재공학과 김용태(사진) 교수, 곽재익(사진) 박사, 정상문(사진) 연구교수 연구팀이 철-질소-탄소로 이루어진 촉매(Fe-N-C)를 활용해 크롬과 니켈 함량이 낮은 스테인리스강에서 자발적인 보호막 형성에 성공했다.

스테인리스강이 녹슬지 않는 이유는 표면에 ‘부동태 피막’이라 불리는 얇은 산화막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피막의 안정성이 크롬과 니켈 같은 고가 원소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이들 원소가 적게 들어간 저가형 스테인리스강은 강한 산에서는 쉽게 녹슬어 활용이 제한됐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비귀금속 기반 연료전지 촉매인 철-질소-탄소(Fe?N?C) 촉매에 주목했다.

당초 연료전지에서 산소 반응을 촉진하는 전극 소재지만, 이를 금속 표면에 적용해 ‘부식 반응을 통제하는 촉매’로 새롭게 설계했다.

0.5M 황산과 같은 강산 환경에서 금속 표면의 산화·환원 반응을 촉매가 조절하도록 해, 크롬과 니켈이 부식되기 전에 안정적인 산화막을 먼저 만들도록 반응 경로를 유도한 것이다.

비싼 크롬과 니켈이 녹아버리기 전에, 이들이 먼저 단단한 산화막을 이루도록 반응 경로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표면 반응 공학접근법을 통해 연구팀은 두꺼운 코팅을 따로 입히지 않고도 저가형 스테인리스강이 스스로 얇고 치밀한 보호막을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효과는 확실했다. 부식으로 발생하는 전류는 99.94% 감소했고, 금속 용출량도 99.98% 줄었다.

형성된 보호막은 황산에 7일 이상 담가두어도 안정성을 유지했다. 저가형 스테인리스강이 사실상 고급 소재 수준의 내식성을 확보한 셈이다.

김용태 교수는 “부식을 막기 위해서는 두꺼운 코팅이나 고가 원소를 추가해야 한다는 통념을 뒤집은 연구이자 저렴한 금속에서도 안정적인 보호막을 스스로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스테인리스강뿐 아니라 다양한 금속 소재로 확장 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최근 코팅·필름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서피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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