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고 반응 속도도 둔해진다. 여기에 빙판길과 눈 쌓인 계단까지 겹치면 작은 부주의가 낙상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이때 흔하게 발생하는 손상이 발목 인대 파열이다. 흔히 “발을 접질렀다”, “발목을 삐었다”고 표현하지만, 그 안에는 단순 염좌부터 발목인대파열, 골절까지 다양한 손상이 포함된다. 특히 겨울철 낙상 이후 지속되는 발목통증과 붓기가 있다면 인대파열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발목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해 관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구조물이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지거나 계단에서 헛디디며 발이 심하게 꺾이면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다. 이때 단순 타박상이라 여기고 방치하면 발목불안정성이나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목인대파열은 1도 염좌, 2도 염좌, 3도 염좌로 구분된다. 1도는 미세 파열로 가벼운 통증이 있고, 2도는 일부 파열로 붓기와 멍이 생기며 보행이 어렵다. 3도는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상태로 심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 체중을 지지하기 어려워진다.
손상 직후에는 R.I.C.E 요법이 필요하다. 안정, 냉찜질, 압박, 거상을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얼음은 수건에 감싸 사용해야 하며, 통증이 심한데도 걷거나 발목을 억지로 움직이는 행동은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응급처치를 했더라도 병원 방문을 미뤄서는 안 된다. 발목이 심하게 붓거나 멍이 들고, 체중을 실을 때 통증이 지속되면 발목인대파열이나 골절 가능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보통 타박상은 1~2주 내 호전되지만, 3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발목인대치료는 보존적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부분 파열은 발목 고정, 약물치료, 물리치료, 인대강화주사, 체외충격파 등이 효과적이다. 붓기가 빠지면 운동도수치료로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해 발목 안정성을 강화한다.
반복적 발목 염좌나 발목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전거비인대·종비인대 등 외측 인대가 심하게 손상되었거나 완전 파열된 경우 인대 봉합술 또는 인대 재건술이 필요하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작은 절개로 수술하는 방식이 선호되며, 잔존 인대는 최대한 보존해 기능을 유지한다.
수술 여부와 관계없이 재활은 필수다. 고정 기간 동안 떨어진 관절 움직임과 근력을 회복해야 하며, 비골근을 포함한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단계적 재활이 중요하다. 무리한 조기 복귀는 재손상 위험을 높인다.
김형식 서울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단순 타박상이라 생각하고 방치하다가 몇 주째 발목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3주 이상 통증이 이어지거나 붓기와 멍이 심한 경우에는 발목인대파열 가능성을 꼭 확인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하면 대부분 회복되지만, 시기를 놓치면 만성 발목불안정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