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에 인공지능(AI) 기반 조리로봇(사진)이 등장했다. 제주도교육청은 1일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교급식 분야 전국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제주형 학교급식 조리로봇’ 시연회를 갖고 조리로봇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리로봇은 조리실의 높은 노동강도와 대량 조리 때 발생하는 조리흄(포름알데히드·미세먼지 등) 노출, 근골격계 부담, 고온 조리작업에 따른 산업재해 위험을 낮추고 조리공정 표준화를 통한 급식 품질 향상 등을 위해 도입했다.
튀김과 볶음, 면 삶기, 소스 조리 등 다양한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 협동형 모델로 학교 조리실 구조와 급식환경에 맞춘 맞춤형 제작 방식으로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AI를 기반으로 조리 상태를 분석해 화력, 조리시간 등을 자동 제어하고 음성명령을 통해 조리 종사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도교육청이 경희대 정현철 교수 연구팀과 함께 시범운영 기간인 지난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조리로봇 도입 전·후 동일 조건에서 작업환경을 비교 측정한 결과 포름알데히드 91.3%,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83.8%, 이산화탄소 53.8%, 미세먼지(PM10) 60.9%가 감소하는 등 조리흄과 유해인자 노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 종사자의 신체 부담도 크게 완화돼 근육 활성도가 32~75% 감소하고 몸통·어깨 굴곡 등 동작 빈도는 72~79% 줄었다. 조리시간은 1시간11분 단축됐다.
조리사 1명과 조리실무사 2명의 작업시간을 합산했을 때 휴식 또는 조리 외 업무(배식 준비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27분 증가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