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은 내 몸으로”…뉴욕 뒤집은 ‘미슐랭 먹튀女’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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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값은 내 몸으로”…뉴욕 뒤집은 ‘미슐랭 먹튀女’의 정체는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들을 돌며 인플루언서를 사칭, 수차례 무전취식을 벌인 30대 여성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명품 의상을 걸치고 조명·카메라까지 직접 설치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영국 더 선 등은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페이 청(34)이 지난 21일 뉴욕 윌리엄스버그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149달러 상당의 식사를 마친 뒤 계산을 거부하다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다음 날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페기 청(왼쪽)이 SNS에 올린 고급 식당 음식. 페기 청 인스타그램 캡처 청은 이미 같은 수법으로 최소 7차례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그가 “동일한 범죄로 반복 체포됐던 인물”이라며, 많은 레스토랑이 이미 그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청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과 인기 식당을 찾아 인플루언서 행세를 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식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식사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리뷰를 올려주겠다”며 결제를 회피했고, 카드 결제가 거절되면 “무료로 제공하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슐랭 원스타 프랑스 레스토랑 ‘프란시’에서는 푸아그라·카르파초·초콜릿 무스 등으로 구성된 188달러 코스를 먹고 “가족에게 돈을 받아오겠다”며 그대로 달아났던 일이 확인됐다. 해당 레스토랑의 소유주는 “최근 세 번째로 식당에 나타났으나 직원들이 이미 그를 알아보고 입장을 막았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에서는 더 노골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다. 한 스테이크 하우스 업주는 “청이 결제를 미루며 오랫동안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결국 돈 대신 ‘다른 방법으로 갚겠다’며 성관계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레스토랑 측은 “무료 식사 요구가 거절되자 성적인 제안을 해서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청의 범행은 식당 무전취식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월세 3350달러의 아파트에 살면서도 2년 넘게 임대료를 내지 않아 퇴거 명령을 받았지만 계속 버텼고, 결국 미납 금액만 4만달러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평소 카르티에나 루이비통, 디올 등 명품 브랜드를 착용하고 SNS용 콘텐츠 촬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례가 SNS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사기라며 경계를 당부했다. 청은 현재 사기 미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며, 재판은 다음 달 3일 열릴 예정이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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