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칩통신]TSMC, 기술유출 의혹에 '안보 전면전'…우수 협력사서 도쿄일렉트론 첫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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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칩통신]TSMC, 기술유출 의혹에 '안보 전면전'…우수 협력사서 도쿄일렉트론 첫 제외

경쟁사들의 기술 추격이 거세지고 2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둘러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에도 불이 붙으면서, 세계 1위 TSMC(대만)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내부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30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에 따르면, TSMC는 지난 26일 현지에서 '2025년 공급망 관리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에선 우수 협력사 30개를 발표했는데, 매년 여기에 포함됐던 도쿄일렉트론(TEL·일본)을 이번에 처음으로 제외했다.


지난 8월 불거진 '기술 유출' 의혹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철퇴를 내린 것이란 분석이 현지 외신들 사이에서 나온다. 도쿄일렉트론은 TSMC가 보유한 2나노 공정 기술을 빼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만 현지 검찰은 TSMC의 전·현직 엔지니어 3명이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2나노 공정 관련 도면 1000여장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이를 도쿄일렉트론에 넘긴 정황을 확인해 수사에 나섰다. 이후 3명의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됐다고 판단해 국가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최근에는 이들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하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 국가안전법에 따르면 이들 3명이 받을 수 있는 최고형은 징역 12년, 벌금 1억 대만달러(약 46억원)다. 대만 당국은 이 사건을 단순한 기업의 기술 유출을 넘어선 국가 안보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어, 최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현지에서 나온다.


TSMC는 도쿄일렉트론을 제외하는 대신, 대만 현지 업체 9곳을 우수 협력사 30개 안에 포함시켰다. 이는 TSMC가 우수 협력사를 선정해 온 이래로 가장 많은 숫자다. 대만 본토에서의 공급망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해외로의 기술 유출도 원천 봉쇄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포럼에 참석한 허우 용칭 TSMC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심각한 도전 속에서도 TSMC가 선도적인 기술과 우수한 제조 서비스로 글로벌 고객들에 혁신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한 모든 파트너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린 준비되고 민첩하며 단결해 공급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TSMC는 회사를 그만두고 인텔로 이직한 전직 임원을 상대로도 최근 소송을 제기하는 등 기술 유출 '리스크'에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 대만과 미국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TSMC는 인텔로 이직한 뤄 웨이젠 전 수석부사장을 영업비밀법 위반, 고용 조건 위반, 비밀 유지 및 경쟁 금지 계약 위반 등을 이유로 대만 지적재산권법원과 상업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뤄 전 부사장은 지난 7월 TSMC를 그만두면서 학계에서 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난달에 돌연 인텔 집행부사장(EVP)으로 부임했다. 이에 TSMC는 뤄 전 부사장을 통해 회사의 중요 기술과 기밀 정보들이 유출될 것을 크게 우려해 법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뤄 전 부사장은 인텔에서 기술개발 담당 임원 등으로 18년간 일하다 2004년 TSMC로 합류해 5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개발 등에 참여했다. 지난해 3월에는 TSMC와 고객사들의 관계를 관리하는 기업 전략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을 만큼 TSMC 내부 정보를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윤혜중 기자 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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