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전 세계에서 10억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올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가 9년 만에 속편 ‘주토피아 2’(26일 개봉·사진)로 귀환했다. 토끼 신참 형사 ‘주디’와 여우 사기꾼 출신 ‘닉’이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범죄 수사물의 외형은 전작과 같지만, 이번 작품은 극의 무대를 한층 넓혀 주토피아의 미지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험한다. 캐릭터는 풍성해졌고, 도시의 과거사가 열리며 세계관은 한층 입체적으로 확장된다.
실제 개봉 간격은 9년이지만, 영화 속 시간은 1편 ‘벨웨더 사건’이 해결된 지 고작 일주일 후라는 설정이다. 공조 수사의 공을 인정받아 공식 파트너가 된 주디와 닉은 그러나 여전히 ‘환상의 콤비’와는 거리가 멀다. 자유분방한 외톨이 기질인 닉과 모든 일에 과몰입하는 주디는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기 일쑤.
1편에서 드러난 주토피아는 포유류 중심 사회다. 포유류를 위협하던 파충류는 100년 전 모종의 사건 이후 도시에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토피아 100주년 기념 연회장에서 뱀 ‘게리 더 스네이크’가 모습을 드러내며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게리를 쫓는 주디와 닉의 발걸음은 주토피아 건설의 비밀, 도시의 자본과 권력을 쥔 스라소니 일가 ‘링슬리 가문’의 어두운 진실로 향한다.
이번 속편의 가장 큰 변화는 등장인물과 무대의 확장이다. 비버 니블스, 말(馬) 시장 등 개성 강한 캐릭터가 대거 합류했다.
1편이 ‘편견을 넘어선 종의 공존’을 중심 메시지로 삼았다면, 속편은 한 걸음 나아가 역사적 진실과 권력 구조를 응시한다. 공동체의 현재를 재정립하려는 이 시리즈의 서사는 앞으로도 여러 방식으로 재생산될 여지를 남긴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