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머무는 봉우리와 금강 여울의 노래를 품은 충북 영동군의 둘레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동군은 지역의 대표 걷기 명소인 월류봉 둘레길과 금강둘레길을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월류봉의 수려한 절경과 금강 상류 풍광을 따라 조성한 둘레길은 과거와 현재, 풍광까지 아우르는 걷기 길로 꼽히기 때문이다.
충북 영동군의 금강둘레길. 영동군 제공 우선 월류봉 둘레길은 영동군 황간면에 있는 월류봉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름 그래도 달빛이 절벽에 걸리는 장관으로 널리 알려졌다. 옛 선비들이 달빛에 취해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고 전해지기까지 하는 곳이다. 월류봉 둘레길은 여울소리길(약 2.7㎞), 산새소리길(약 3.2㎞), 풍경소리길(약 2.5㎞)로 구성됐다. 반야사와 한천팔경, 백화산 능선은 월류봉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광을 자아낸다. 옛 선비들은 달빛이 가장 밝은 날 반야사 종소리가 울리면 월류봉 절벽에 달이 걸려 마치 신령스러운 빛이 내려앉는 듯했다고 한다. 월류봉은 약 400m 봉우리로 이어져 있으며 깎아지른 절벽과 유려한 능선이 절경을 이룬다.
양산면에 있는 금강둘레길은 금강 상류의 맑은 물길을 따라 조성된 도보 명소다. 강선대, 함벽정, 봉황대, 송호관광지 등 ‘양산팔경’을 따라 걷는 길은 옛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자취를 그대로 품고 있다.
양산팔경은 양산면 금강변 여덟 곳(영국사, 강선대, 비봉산, 봉황대, 함벽정, 여의정, 자풍당, 용암)의 대표적인 경승지를 말한다. 강선대는 기암절벽 위에 세워진 육각정자가 있어 조선시대 문인들이 시와 술잔을 나누던 장소로 전해진다. 함벽정에서는 금강 물결에 비친 달빛을 감상하며 시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송호관광지는 울창한 송림과 맑은 강물이 어우러져 여름철 물놀이 명소이자 사계절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충북 영동군의 월류봉 둘레길. 영동군 제공 군은 머물고 다시 찾는 관광에 힘을 쏟고 있다. 영동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여행 경비 10%를 지역 특산품으로 돌려주는 ‘영동리워드’ 상품을 출시했다.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민주지산의 자연휴양림은 지난 8월 새 단장을 마쳐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 레인보우힐링센터와 송호관광지 내 숙박 시설 등도 인기다. 여기에 와인터널과 와이너리에서 즐기는 영동 와인, 국악까지 곁들여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꼽힌다. 군 관계자는 “영동군의 자연 자산을 가장 아름답게 즐기는 대표 명소인 월류봉과 금강을 중심으로 한 둘레길은 옛 선비의 자취 속에서 절경을 즐기는 쉼의 공간”이라며 “휴식과 건강, 입맛 등 오감만족 영동이 가성비와 친절을 겸비한 으뜸 여행지로 거듭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동=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