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든 대형마트가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프로모션을 앞세운 'K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역량을 집중하며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는 등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었으나 추석 연휴와 대규모 할인전, 일회성 비용 상쇄 효과로 4분기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신세계그룹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쓱데이'에 참여해 관련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기간 주말인 이달 1~2일에는 이틀 연속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목요일인 첫날에도 평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마트 측은 지난해 사흘이었던 쓱데이 행사를 올해는 하루 더 늘리면서 방문객 수와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 행사 초반 선보인 반값 삼겹살과 목심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400%나 신장하며 평소보다 10배 이상으로 준비한 물량 200t이 모두 소진됐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1, 2주 차로 나눠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격인 '땡큐절'을 진행했는데 이 기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행사와 비교해 5%가량 상승했다. 1주 차(10월30일~11월5일)에는 반값 혜택을 제공한 한우 매출이 지난해보다 10%가량 신장했고, 행사 초반 나흘간 전 품목을 반값으로 판매한 냉동 밀키트와 냉동면 매출도 약 50% 늘었다. 2주 차에도 반값 혜택을 제공한 호주산 소고기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고, 50% 할인가에 판매한 연어도 지난해 같은 요일보다 3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가 마트·온라인·익스프레스·몰 등 전 채널에서 마련한 대규모 할인 행사 '블랙(BLACK) 홈플런'에서는 행사 초반(10월30일~11월2일) 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뛰었다. 이 기간 대형마트에서 판매한 890원(100g)짜리 삼겹살·목심과 3990원짜리 옛날통닭 등 대표적인 인기 제품은 행사 물량이 모두 소진됐고, 축산 전체 매출은 전월 대비 45% 신장했다.
앞서 이들 대형마트는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후퇴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할인점 총매출은 2조97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고 영업이익은 20.9% 감소한 54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합친 롯데쇼핑의 국내 그로서리 사업부는 매출액이 1조3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5.1% 하락한 71억원에 그쳤다. 이는 연중 매출 규모가 큰 추석 연휴가 지난해에는 3분기(9월)에 포진했으나 올해는 10월로 늦춰지면서 시점 차이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면서 이들 수요를 잡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할인 역량을 집중한 '블프' 행사를 계기로 4분기 성적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고,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올해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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