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KB금융지주와 손잡고 동남아시아 건설기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일본·중국 업체가 주도해온 동남아 지역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서울 글로벌R&D센터에서 KB금융지주와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한 파이낸싱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전날 협약식에는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 송희준 영업전략본부장, 배연주 재경부문장과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 빈중일 KB캐피탈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측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전략적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는 유럽·북미·중국과 함께 '글로벌 톱4' 건설기계 시장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연간 약 2만대의 장비 수요가 발생하는 핵심 지역이다. 2억8000만명 인구와 세계 16위 경제 규모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13% 성장세를 이어오며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고객의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이고, 일본·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주력 브랜드 '현대(HYUNDAI)'와 '벨론(DEVELON)'을 앞세워 판매망을 넓히고 금융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 딜러망과 금융망을 연계해 사후관리 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현재 연간 1000대 수준인 인도네시아 판매량을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현지 맞춤형 금융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신흥시장에서의 영업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은 "건설장비 유통 채널과 금융이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해외 금융 생태계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신흥시장뿐 아니라 선진시장에서도 다양한 협업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