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사 후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지만, 코로나19 기간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습니다. 한국에 다시 정착해 새로운 각오로 시작한 사업 아이템이 화장품 '펄리'입니다. "
이현·김호정 부부가 운영하는 '현부부'는 캐나다 '이민'과 '역이민'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콘텐츠로 구독자 5만7000명을 확보한 유튜브 채널이다. 2019년부터 6년간 꾸준히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민과 역이민을 키워드로 조회수 100만회 이상을 기록한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주요 시청층은 아이를 키우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30~50대다.

캐나다 이민을 결정한 것은 2018년이다. 연초만 하더라도 이현씨는 외국계 기업 기술영업 직원으로, 김호정 씨는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며 한국에서 평범한 부부로 살아갔다. 하지만 부부는 첫째 자녀 출산 후 야근이 잦은 영업직과 스케줄 근무를 해야 하는 승무원 특성상 가족이 모이는 시간이 없다고 판단, 고민 끝에 캐나다 이민을 결심했다. 부부는 정착을 위해 치기공 기술을 익혔고, 같은해 11월 캐나다행 비행기에 올랐다.
낯선 땅에서 정착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영주권을 제 때 발급받지 못하면서 취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도 이즈음이다. 어떻게든 수입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튜브 콘텐츠라도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현 대표는 "콘텐츠 제작은 처음이라 카메라 앞이 낯설고 편집도 서툴렀지만, 최대한 가감 없이 우리 삶의 과정을 보여주자고 생각했다"며 "(영주권 취득 후) 직업을 구하고 집을 마련해 정착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공유하자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후 부부는 캐나다에서 둘째 자녀도 출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였다. 캐나다에 강도 높은 봉쇄가 적용되면서, 구직이 어려워졌고 생계마저 불안해졌다. 아내인 김호정 대표는 산후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후 부부는 다시 한국행을 결심했고, 이 과정 역시 유튜브에 모두 담아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취직 대신 창업을 택했다. 부부가 찾은 사업 아이템은 '화장품'이다. 승무원 출신인 김 대표는 평소에도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았다. 영상 댓글에 피부관리 비결이나, 애용하는 화장품 질문이 많아지면서 김 대표는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팔기로 결심했다. 부부는 2년 이상 공부와 연구 기간을 거쳐 피부의 수분 장벽을 세워주는 '엑소좀' 성분을 포함한 화장품 브랜드 '펄리(Pearly)'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스튜어디스가 머무르는 기내는 사막보다 더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환경이라 일하면서 피부 관리 방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됐다"며 "부담 없는 비용으로 꾸준히 사용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스킨케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카페24 플랫폼의 '유튜브 쇼핑' 기능을 활용해 사업 효율성을 높였다. 채널에 '스토어 탭'을 넣어 콘텐츠 내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시청자들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화장품은 출시 10일만에 총 매출 87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출시 6개월 만에 1차 생산 물량을 전부 판매하고 2차 추가 생산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동남아 시장에 초도 물량 수출도 시작했다.
부부는 향후 브랜드를 더욱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다. 선크림 등 기초 화장품 제품을 추가로 기획 중이다. 김 대표는 "유튜브 채널이 주요 마케팅 수단이다"이라며 "유튜브 채널의 성장과 더불어, 뷰티 브랜드 펄리를 통해 많은 분이 건강하고 빛나는 피부를 만드는 데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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