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10m 앞 스퍼트…위즈리얼리티 역전 드라마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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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 10m 앞 스퍼트…위즈리얼리티 역전 드라마 썼다
스포츠월드배 1200m 출전 초반부터 치열한 선두 다툼 막판 추입으로 승부 뒤집어 1분 15초 우승…2위와 코차
결승선까지 단 10m. 4두의 경주마가 한 코차(약 10㎝)라도 앞서기 위해 전력을 다해 달렸고, 우르르 결승선을 통과했다. 육안으로는 우승마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 판독 결과 신흥 강자 ‘위즈리얼리티’(미국, 거, 3세, 최몽주 마주, 박지헌 조교사, 장추열 기수)가 코차 앞서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레이팅 50 이하의 국내산 4등급 경주마들이 출전해 순위상금 6000만원을 두고 1200m 대결을 펼치는 ‘제14회 스포츠월드배(1200m, 혼4등급, 레이팅 50이하)’ 경주가 지난 9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제7경주로 열렸다.
위즈리얼리티와 장추열 기수가 스포츠월드배에서 우승한 이후 축하를 받으며 하마대로 돌아오고 있다. 이번 경주는 하반기 반등을 노리는 신흥 전력들이 대거 출전하며 우승마 예측이 어려웠다. 출발 전에는 최근 단거리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 2세 기대주 ‘마이던’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고, 이어 최근 6회 누적상금이 가장 많은 ‘토호마켓’이 뒤를 이었다. 우승마인 ‘위즈리얼리티’는 인기 4위로 다소 낮은 평가 속에서 출전했다.

경주 초반, 출발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컴플리트스텝’이 빠르게 선두를 잡으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제라퀸’과 ‘풍운지마’가 바짝 뒤를 쫓으며 초반부터 치열한 선두 다툼이 펼쳐졌다. 3코너를 돌아설 무렵 선두권이 촘촘히 형성되면서 승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었다.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에 진입하자 컴플리트스텝이 속도를 높이며 우승권 진입을 노렸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9번 게이트에서 스타트한 위즈리얼리티는 안쪽 코스를 선점하지 못하며 밖으로 돌았다. 순위도 중위권에 머물렀다. 코너를 돌 때도 사실상 주목받지 못했다. 마지막 코너를 돌고 직선주로에 들어서기 직전, 6위까지 처지기도 했다.

하지만 직선주로에 들어서면서 무섭게 속도를 올리며 이날 경주를 혼돈에 빠트렸다. 결승선 200m를 남기고 컴플리트스텝이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선두권을 유지하던 제라퀸이 뒤처지기 시작하더니 마이던까지 체력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틈을 타 위즈리얼리티와 굿최강이 무서운 속도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약 50m를 남기고 큰 걸음으로 강력한 추입에 나선 위즈리얼리티가 기세를 잡은 가운데 컴플리트스텝과 굿최강의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리고 10m를 남기고 마지막 힘을 짜낸 위즈리얼리티가 코차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우승 기록은 1분15초0으로 2위는 굿최강을 코차로, 3위는 컴플리트스텝은 1/2마신 차로 제친 치열한 경주였다.

위즈리얼리티는 지난 2월 데뷔전 우승 이후 다소 주춤했으나, 꾸준한 성장세 끝에 이번 대회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뒀다. 데뷔 당시보다 1초 단축된 기록을 세우며 한층 성숙해진 경기력을 입증했다.

장추열 기수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이 말은 모래를 맞는 걸 싫어해 선행 작전으로 나섰지만, 초반 선두권이 치열해 바깥으로 크게 돌 수밖에 없었다”며 “거리 손해에도 불구하고 말의 힘이 끝까지 남아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마방에서 세심하게 준비해준 덕분에 지난번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스포츠월드배는 1200m 단거리 코스에서 선입마와 추입마 간의 절묘한 전개 싸움이 돋보인 경주였다. 총상금 6000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약 2만명의 관중이 찾아 열띤 응원을 보냈으며, 배당률은 단승식 8.9배, 복승식 32.1배, 쌍승식 67.7배로 기록돼 팬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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