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화장품 부문에서 면세 채널 물량 조절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도 함께 줄어든 탓이다. LG생활건강은 올해까지 화장품 채널 재정비 작업을 이어간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3분기 영업이익으로 46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57% 꺾였다. 매출액은 1조5800억원, 당기순이익은 234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8%, 68% 감소했다. 화장품 사업 부문이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 고강도 체질 개선 지속…생활용품·음료 부문 '반등'화장품 사업 부문은 매출액으로 471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2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88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화장품 사업 부문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담당했는데 이번 3분기에는 매출비 중이 30%로 크게 떨어졌다.
브랜드 VDL과 CNP는 멀티브랜드숍(MBS) 채널에서 두 자릿수 대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익에 부담이 큰 면세점 물량을 줄이는 등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6%에 달했던 면세점 매출 비중은 8%까지 낮아졌다.
대신 LG생활건강은 CNP, VDL, 힌스 등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기초와 색조 브랜드의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시장경쟁력 강화하는데 지붕하고 있다. 덕분에 이들 브랜드가 속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28%에서 32%까지 확대됐다. 3분기 기준 주요 브랜드별 매출 비중을 보면 더 후가 38%로 가장 많았고 더페이스샵(12%), 빌리프(5%), CNP(5%) 순이었다.
홈케어 앤 데일리 뷰티(HDB) 사업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 6.8% 신장한 5964억원, 424억원을 기록했다. 데일리 뷰티 주력 브랜드를 기반으로 해외 사업 성과가 확대되면서 전체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프리미엄 오랄케어 브랜드 '유시몰'은 국내 H&B스토어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됐고, 프리미엄 더마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북미 온라인 채널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오프라인 채널로 진출하면서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음료(리프레시먼트) 사업 부문의 3분기 매출은 5125억원, 영업이익은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16.9% 증가했다. 즉석 음료(RTD) 시장의 침체가 이어졌지만,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주력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각종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뷰티 사업의 재정비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면서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사업 경쟁력 제고와 중장기 실적 회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로레알' 출신 이선주 대표 취임…실적 턴어라운드 이끌까
이날 LG생활건강은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이선주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및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30년간 경력을 쌓으며 '키엘', '입생로랑', '메디힐', 'AHC' 등 다양한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어온 마케팅 전문가이자 경영인이다. 직전에는 커피 전문 브랜드 '테라로사'를 이끌었다.
LG생활건강은 이 대표가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확장을 주도하고, 침체된 화장품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다양한 브랜드 마케팅과 사업 경험에서 나오는 탁월한 마케팅 감각을 발휘하여 화장품 사업의 '스텝업'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영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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