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올해 3분기 13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매분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경기 부진에도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견고한 실적이 유지하고 있는 데다, 국내 사업 모델을 적용한 대만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대만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리테일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다"면서 대만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점쳤다.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이자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 Inc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2조8455억원(92억67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86.16원)으로 지난해 3분기(10조6901억원) 대비 20% 늘어났다고 밝혔다. 달러 기준 사상 처음으로 90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지난 2분기 기록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인 11억9763억원보다 약 8692억원(7.26%) 늘어난 수치다. 전년동기대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대비 1%포인트(P)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달러)으로 지난해 3분기 1481억원(1억900만달러)보다 51.5%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51% 증가한 1361억원(9500만달러)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7%로 2분기(1.7%)와 동일했다.
대만에서 로켓 쏜 쿠팡…성장산업 매출 31%↑

대만과 파페치,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의 사업 실적이 반영되는 성장사업 부문은 매출액으로 전년동기대비 31% 급증한 1조7839억원(12억8700만달러)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이다. 직전 2분기 (11억9000만달러·1조6719억원)'와 비교하면 달러와 원화 기준 각각 8%, 7% 증가했다.
성장사업 성장의 중심에는 대만 로켓배송이 있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성장사업 중 대만 사업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리테일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다"며 "대만 시장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 시장은 상품군 확대와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일군 '로켓신화'가 재연될 것으로 기대했다. 쿠팡은 대만 시장에서 직매입(1P)인 로켓배송 상품군을 확대하고 마켓플레이스(3P) 사업도 새롭게 시작한 상태다. 또 자체 라스트스마일(소비자에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 구축에도 뛰어들었다. 김 의장은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초기 단계 모습"…대만도 '계획된 적자'
다만 이같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성장 사업에서 수익성은 악화했다. 쿠팡의 3분기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4047억원으로 전년동기(-1725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앞서 쿠팡은 대만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성장 모멘텀 지원을 위해 성장사업 부문의 연간 조정 에비타 손실 전망을 6억5000만~7억5000만달러에서 9억∼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쿠팡은 국내에서도 2010년 회사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다 2023년 13년만에 연간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거랍 아난드 CFO는 "대만을 중심으로 지속되는 성장 모멘텀으로 인해 (손실 전망은) 상한선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투자 수준은 각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당사의 확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로켓배송 성장세, "집요한 투자의 결과…자동화 기술 확대"
쿠팡 Inc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프로덕트 커머스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부문은 매출액으로 11조615억원(79억8000만달러)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3분기 쿠팡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 수를 의미하는 '활성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2250만명)와 비교했을 때 10% 늘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44만7730원(323달러)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모든 고객집단에서 탄탄한 성장이 이어지며 전체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김범석 의장은 "고객 지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는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해 집요하게 투자해온 결과"라며 "(이번 실적은) 한국 시장이 상당한 성장 잠재력과 개척 여지가 많은 곳이라는 확신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 선택의 폭을 넓혀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로켓배송에서 상품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고객 가치를 확장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상당수 제품은 브랜드와 직접 계약을 통해 공급되지 않은 만큼 브랜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과 큰 편의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자가 상품을 입고하면 쿠팡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 사업에서도 더 많은 상품군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로켓그로스 부문은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투자를 통해)가구, 패션, 스포츠용품 등 신규 카테고리로 확장이 가능해졌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군은 더 세분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물류와 배송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류와 풀필먼트 부문에는 자동화 기술 도입을 빠르게 확대해 품질과 운영 효율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배송 부문에서는 재사용 가능한 에코백을 프레시 주문 건이 아닌 일반 주문에도 적용해 지속가능성 높은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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