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는 약 60% 급등했다. 같은 속도의 상승세를 (내년에도) 재현하긴 어렵겠지만, 한국이 신흥투자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본다. "
한국을 '신흥시장 투자핵심국'으로 꼽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디나 팅(Dina Ting) 수석부사장은 최근 아시아경제(The Asia Business Daily)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팅 수석부사장은 "우리는 글로벌 기술 리더십, 여전히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추진력을 얻고 있는 개혁이 결합된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반도체, 조선, 방산 수출에서의 뛰어난 경쟁력을 근간으로 인공지능(AI) 주도의 업사이클을 맞아 강력하게 반등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운용자산 규모만 1조6600억원대에 달하는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투자핵심국으로 꼽은 바 있다.
팅 수석부사장은 내년에도 한국이 신흥시장 랠리를 견인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올해와 같은 높은 상승세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신흥시장 회복의 다음 국면에서도 (한국은) 선도적 위치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한국 시장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선진국 시장은 물론 대부분의 신흥국 시장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기업들의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정부의 '밸류업(Value-Up)' 개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한국 증시의 선행 PER(약 13.6배)은 주요 선진국은 물론, FTSE 신흥지수 시장의 선행 PER(약 16.4배)에도 훨씬 못 미친다.
최근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4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정부의 지배구조개혁 등을 둘러싼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팅 수석부사장은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와 회의적 시각을 이해할 수 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깊게 뿌리내린 재벌 소유구조, 다소 제한적인 투명성, 낮은 배당성향 등의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무엇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꼽고 싶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자본 효율성 제고, 그리고 국내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활성화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조치들이 수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행된다면, 한국 시장은 개혁 기대감에 따른 랠리를 벗어나 펀더멘털 기반의 재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투자자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낙관했다.
한국 시장의 상대적인 강점으로는 실적 강세,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등 외에도 확장되고 있는 글로벌 문화적 영향력과 혁신 역량이 꼽혔다. 그는 "K팝과 영화에서부터 게임 및 디지털 기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창의 산업은 한국의 글로벌 브랜딩과 소프트파워의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반면 상대적인 약점으로는 노동인구 감소, 저출산 등 인구구조가 지목됐다.
이와 함께 팅 수석부사장은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할만한 다른 신흥국가로는 인도, 브라질을 꼽았다. 그는 "인도 주식시장의 환경은 정부의 친성장 정책에 힘입어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정책 조치와 함께, 내수 지표의 개선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면서 "브라질 역시 수출과 투자 환경이 한층 생산적으로 개선되며 주목할 만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글로벌 인덱스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하고 있는 팅 수석부사장은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또는 인덱스 상품 운용시 특히 주목하는 섹터로는 반도체를 비롯한 IT를 꼽았다. 팅 수석부사장은 "IT 기업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비중은 2015년 약 32%에서 최근 약 41%로 크게 확대됐다"며 "이는 반도체, 전자제품, 디지털 부품 분야에서의 한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반영한다"고 언급했다. 산업재 섹터의 비중은 22%로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 소비 중심 섹터의 비중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ETF 트렌드로는 "ETF의 포트폴리오 편입이 강세를 보이며 확대되고 있다"며 "'코어-위성(Core?Satellite)' 운용 모델이 일반화되는 것 또한 최근 ETF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또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액티브 전략과 패시브 전략 간의 구분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비용 효율성, 시장 접근성, 목표 수익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두 전략을 함께 활용하는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중위험 자산을 배제하고 양극단에 놓인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을 점점 더 전술적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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