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estar 4 MY 26 국내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다. 과거에는 유지비 절감과 보조금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요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효율성, 주행 성능, 브랜드 경험이 전기차 선택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V 트렌드 코리아 2025 조사에 따르면, ‘연료비 절감(60.2%)’이 여전히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지만, ‘주행 퍼포먼스(12.7%)’와 ‘디자인(6.4%)’ 등 감성적 가치 요인이 빠르게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전기차가 더 이상 경제적 대안에 머물지 않고, 브랜드 경험과 감성적 만족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서도 이 흐름은 뚜렷하다. 2025년 3분기(7~9월) 수입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3만3946대, 9월 한 달간은 1만2898대가 판매되며 시장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 가운데 시장을 견인한 것은 테슬라·폴스타·BYD 등 순수 전기차 브랜드다. 세 브랜드는 전체 수입 전기차 등록의 약 81%를 점유하며, 단순한 판매 경쟁을 넘어 전기차 시장의 소비 가치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의 기준을 새롭게 써 내려 가고 있다.
◆테슬라, 볼륨형 모델로 시장 주도
테슬라는 9월 한 달간 9069대를 판매하며 3개월 연속 수입차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모델 Y 주니퍼가 8361대로 실적을 견인했으며, 저가형 트림 모델 Y RWD가 전체의 88.3%(7383대)를 차지하며 가격 경쟁력 전략의 핵심 역할을 했다.
최근 유럽 시장에 출시된 모델 Y 스탠다드는 편의사양 일부를 제외하고 가격을 5000~1만 유로 인하하여, 합리적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국내 출시 시점에는 보급형 전기차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잦은 가격 변동과 서비스 네트워크 한계는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 EV 트렌드 코리아 조사에서도 ‘전문 정비 서비스 부족(5.7%)’이 불편 요인으로 꼽힌 만큼, 서비스 품질 안정화가 향후 브랜드 신뢰 제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Polestar 4 ◆폴스타, 퍼포먼스와 고급화 전략 중심의 프리미엄 입지 강화
테슬라가 대중화 모델로 시장 볼륨을 확장했다면,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브랜드 가치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며 국내 전기차 시장 내 프리미엄 세그먼트를 공고히 하고 있다. 대표 모델 폴스타 4는 9월 한 달간 361대, 올해 누적 1,881대를 판매하며 6천만원 이상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폴스타 4는 프리미엄 전기 SUV 쿠페로,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686Nm, 제로백 3.8초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갖췄다. 또한 나파 가죽 시트, 통풍?마사지 기능, 일렉트로크로믹 루프 등 고급 사양을 통해 감성적 만족도를 높이며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섰다.
최근 전기차 소비 트렌드가 가치 소비로 확장됨에 따라, 폴스타는 고급화된 제품 구성과 디자인 및 주행 감각 등의 브랜드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OTA 기반 티맵 통합 인포테인먼트, 유튜브·멜론 등 국내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전기차를 이동 수단에서 디지털 경험의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또한 2026년 폴스타 3와 폴스타 5를 출시해 럭셔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BYD, 실속형 가격 전략으로 대중성 노려
BYD는 9월 한 달간 1,020대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월 1,000대 고지를 돌파했다. 신형 씨라이언 7이 전체 판매의 80%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씨라이언 7은 4,49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중형 SUV급 차체(전장 4,830㎜)를 갖춰 테슬라 모델 Y보다 약 800만원 저렴하면서도 공간성과 실용성을 강화했다.
이처럼 BYD는 실속형 가격 전략을 통해 대중형 전기 SUV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4,490만원대의 합리적 가격과 보조금 전 선지원(최대 180만원)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전기차, 보조금의 시대에서 ‘가치의 시대’로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은 이제 단일한 가치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 폴스타, BYD는 대중화, 고급화와 브랜드 감성, 실속형이라는 각자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소비자 선택의 기준은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전기차는 이제 유지비 절감 중심의 친환경 이동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의 무대이자 라이프스타일의 선택지가 되었다”며 “전기차 세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경쟁 구도가 한국 전기차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