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팅센터’ 품고도 못 웃는 전남 [동서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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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컴퓨팅센터’ 품고도 못 웃는 전남 [동서남북]
지난 21일 오후 5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 AI(인공지능)컴퓨팅센터’ 구축사업 공모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공모에는 삼성SDS 컨소시엄 1곳만 참여했는데 삼성SDS는 센터 부지로 전남 해남 솔라시도를 선택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은 2028년까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2030년까지 총 5만장 규모의 AI 인프라를 완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2조5000억원 규모로 민간 기업에 최대 25 투자 세액공제와 신속한 전력 계통 영향평가 등 혜택이 주어진다.
김선덕 사회2부 기자 기업이 해남에 조성 중인 솔라시도를 택한 이유는 향후 태양광과 풍력 등 원자력발전소 23기에 해당하는 발전용량 등 원활한 전력공급이 첫 번째로 꼽힌다. 두 번째는 이를 제공하기 위한 154Kv의 변전소 구축 시기와 그에 걸맞은 부지 제공인 듯하다. 넘쳐나는 공업용수도 센터 유치에 한몫 했을 것이다.

발표 직후 광주시는 3시간 뒤 곧바로 시청에서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유치 실패에 대한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정부와 기업에 문제 제기를 하자”, “삼성SDS에도 제재 조치를 해야 한다”, “재공모 부분도 고민해 봐야 한다”는 성토 목소리가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낙점을 받은 전남도는 입장문이나 환영 현수막 하나 내걸지 못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협심해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까지 나서 우려의 성명이 이어지자 숨죽이며 지켜만 보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입지 확정까지는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정부는 당장 11월 중 기술·정책 평가(1단계)를 거쳐 12월에는 금융 심사(2단계)를 통해 특수목적법인(SPC) 민간 참여자를 연말까지 확정한다는 목표다.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SPC 출범을 마치고 실시협약과 출자를 완료해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AI와 에너지 등 광주·전남지역 전·후방산업에 미칠 경제적 파급 효과는 클 것이다. 정치적 논리보다는 경제적 논리로 기업의 입장에서 헤아려야 국내는 물론 세계 유수의 AI 기업들이 광주를 아니면 전남을 눈여겨보고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선덕 사회2부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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