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추' 사태로 홍역을 치른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배추 시세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조짐이다.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는 절임배추와 무 등 김장 재료를 찾는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농수산물 유통정보 '카미스(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상품) 도매가격은 1835원으로 지난해 10월 하순 평균 가격인 4014원과 비교해 54.3% 떨어졌다. 추석 연휴 직후 2500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다가 1000원대 후반으로 가격이 더 내려갔다. 최근 5년 치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해서도 26.2% 저렴하다. 김장철에 많이 쓰이는 무 도매가격도 상(上)품을 기준으로 개당 1020원을 형성했다. 지난해 10월 하순 평균(2224원)보다 54.1% 싸고, 평년 가격보다는 30.4% 저렴하다.
지난해에는 추석 연휴가 낀 9월 중순을 전후로 배추 수급난이 벌어지며 가격이 폭등했다. 이 때문에 주요 포장김치 제조사들이 온라인몰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유통채널에 납품하는 물량을 조절하는 등 '김치 품귀' 현상이 벌어졌는데 올해는 정반대 양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여름과 가을배추 생산량이 늘고, 작황이 양호해 명절 직후 출하량이 증가한 결과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은 23만3000t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하고, 가을배추 생산량은 123만1000t으로 지난해보다 5.8%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달 배추 도매가격(상품)은 10㎏에 평균 1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3%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정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는 '김장족'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배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고, 무 판매량도 40%가량 증가했다. 또 올해 처음으로 추석 연휴 전 이마트 애플리케이션 오더픽을 통해 절임배추 사전예약(9월 18~22일)을 진행했는데, 행사 물량의 75%가량을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홈플러스도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절임배추 사전예약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상승했고, 지난 10~15일 한정 물량으로 기획한 2만9900원짜리 해남 절임배추(20㎏/박스)는 김장을 일찍 시작하는 중부 지방에서 먼저 '완판'됐다.
롯데마트도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절임배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고, 롯데마트와 슈퍼에서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1차 절임배추 사전예약에서도 메인 상품인 '해남 절임배추(20㎏/박스·2만9990원)'를 비롯한 행사 물량 6만 박스가 모두 팔렸다.
대형마트는 이 같은 추이를 고려해 김장 재료 판매를 본격화했다. 이마트는 오는 29일까지 오더픽을 통해 절임배추 사전예약 행사를 진행하는데, 일반 절임배추(20㎏) 물량을 지난해 4만 박스에서 6만 박스로 늘렸다. 홈플러스도 오는 29일까지 진행하는 절임배추 사전예약 1차 물량을 전년 대비 20%가량 확대했다. 김장 재료인 남해안 햇생굴도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50% 할인해 판매한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해남과 괴산, 평창 고랭지의 절임배추를 사전예약으로 판매하고 경남 통영과 거제, 강원 고성에서 들여온 50t 분량의 생굴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후로 가을 장마가 지속되면서 산지 배추 출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면서 "시세 변동과 품질, 수급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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