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가족이 모이면 늘 화제가 되는 사람이 있다. 오랜만에 봐도 얼굴선이 변하지 않고, 여전히 또렷한 인상을 유지하는 ‘동안 이모’다. 사람들은 “살 빠졌나?”, “리프팅 했나?” 묻지만, 실제 비결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다. 바로 얼굴 하관의 볼륨을 결정짓는 교근 관리다. 실제로 동안 얼굴은 탄력보다 밸런스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턱선의 폭을 결정하는 교근이 얼굴 인상을 크게 좌우한다. 교근은 음식을 씹을 때 사용하는 근육이다. 기능상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도하게 발달하면 하관이 각지고 얼굴이 넓어 보여 노안 인상을 줄 수 있다.
또한 교근이 단단하면 피부 탄력이 좋아도 얼굴이 무거워 보일 수 있다. 반대로 근육 긴장이 완화되면 턱선이 부드럽게 정리돼 어려 보이는 인상을 만든다.
교근은 나이를 먹을수록 근육 긴장도가 떨어지는 대신, 지방층과 근막이 늘어져 처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교근의 크기와 긴장을 함께 조절하는 관리법이 중요하다.
교근 비대는 유전보다 생활습관의 영향이 크다. 단단한 음식을 즐겨 먹거나, 이를 꽉 무는 습관, 수면 중 이갈이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턱을 무의식적으로 꽉 다무는 사람이 많다. 이 같은 습관이 반복되면 교근이 계속 자극을 받아 얼굴 하관이 발달하는 형태로 변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도 턱선 주변 근육을 경직시킨다. 이런 자세가 오래 지속되면 턱 주변 근막이 당겨지고, 교근이 단단해져 하관이 각져 보일 수 있다.
안티에이징 시술의 핵심이 탄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교근 부위는 오히려 이완이 먼저다. 리프팅을 아무리 해도 교근이 과도하게 긴장돼 있으면 턱선이 자연스럽게 올라가지 않는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 뒤 지방이나 피부 처짐을 다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교근 이완을 위해서는 저작 근육 사용을 줄이는 생활습관 교정부터 시작할 수 있다. 부드러운 음식 섭취, 이갈이 방지용 마우스피스 착용, 하루 5분 정도 턱 스트레칭 등이 도움이 된다.
하루 세 번 정도 턱을 좌우로 벌리거나 귀 밑 턱선을 손끝으로 부드럽게 눌러주는 간단한 스트레칭도 교근 피로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잠자기 전 따뜻한 수건으로 턱 부위를 찜질해주면 혈류가 개선돼 교근 뭉침이 줄어든다.
◆교근 축소술, 동안의 밸런스를 맞추는 의학적 해법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개선이 어려운 경우에는 교근 축소술을 고려할 수 있다. 교근 축소술은 과도하게 발달한 근육 신경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근육을 서서히 이완시키는 시술이다. 절개 없이 진행돼 흉터나 회복 부담이 적고, 자연스러운 라인 개선이 가능하다.
또한 단순히 근육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얼굴의 전체적인 비율과 표정 습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교근은 얼굴의 입체감을 만드는 근육이라, 무조건 작게 만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얼굴이 작아 보이되 밸런스가 깨지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술을 앞두고는 신경 분포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를 갖춘 의료진인지, 유지기간과 리터치 계획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는지, 그리고 부작용 관리와 회복 플랜을 갖추고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원장, 정리=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