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어트는 최근 ‘식문화의 미래 2026(The Future of Food 2026)’ 보고서를 공개하고, 아시아 전역에서 ‘캐주얼 럭셔리(Casual Luxury)’가 이끄는 새로운 미식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아시아 태평양 20개 시장 내 270개 호텔의 F&B 팀을 대상으로 한 설문과, 셰프·믹솔로지스트·푸드 미디어 등 30여 명의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제작됐다.
메리어트는 “파인 다이닝 중심의 고급 식문화가 ‘형식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터 라바(Petr Raba)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 태평양(중화권 제외) F&B 부문 부사장은 “이번 보고서는 아시아 태평양이 이제 세계 미식의 방향성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고객들은 단순한 식사보다 감정적 연결과 스토리텔링, 문화적 경험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사는 이제 연료가 아니라 정체성과 이야기를 전하는 문화적 매개체가 됐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어트 아시아 지역 호텔의 59%가 고객들이 격식 있는 정찬보다 캐주얼 다이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품격과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는 ‘파인 캐주얼(Fine Casual)’이 새로운 럭셔리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부터 도쿄까지, 아시아의 셰프들은 캐비아를 곁들인 프라이드 치킨처럼 익숙한 메뉴에 창의적 감각을 더한 ‘편안한 럭셔리’를 선보이며 새로운 미식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
‘다이닝의 감각화’도 두드러진다. ▲어둠 속에서 미각에만 집중하는 ‘다크 다이닝(Dining in the Dark)’ ▲예술적 연출을 곁들인 ‘먹을 수 있는 예술(Edible Art)’ 등 오감을 자극하는 몰입형 경험이 확산되고 있다.
메리어트 조사 결과, 응답자의 48%는 전년 대비 인터랙티브 다이닝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답했다.
또한 셰프들은 지역성과 진정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호텔의 85%가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로컬과 제철 재료, 잊혀진 전통 식재료를 재해석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로컬 미식’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문화적 뿌리와 정체성을 복원하는 행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역시 미식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메리어트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호텔의 76%가 AI 기반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75%는 “소셜 미디어가 고객의 레스토랑 예약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AI는 메뉴 설계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맞춤형 경험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술과 인간적 접점의 균형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중국 본토 등은 새로운 아시아 미식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출신의 3세대 셰프들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호커프리너(Hawkerpreneur)’라 불리는 노점 창업자들도 등장해 락사·사테 등 길거리 음식에 세련된 감각을 더하며 로컬 음식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
메리어트는 “이번 보고서sms 아시아 미식의 변화가 세계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문화적 맥락과 지역 감성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다이닝 경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메리어트가 제시한 4가지 미식 인사이트
① 맛의 스펙트럼(The Flavor Spectrum)
아시아 태평양 고객들은 여전히 클래식 칵테일을 즐기면서도 지역 특색을 살린 현대적 믹스에 주목하고 있다. 비건(63%), 베지테리언(64%), 글루텐 프리(54%) 식단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케첩·마요네즈·간장 등 전통 양념류는 여전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꼽혔다.
② 새로운 바 트렌드(Raising the Bar)
바(Bar)는 단순한 음료 공간을 넘어 웰니스와 개인화, 몰입형 경험의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
로우·논알콜 칵테일, 오마카세 스타일 바, 일본식 육수인 다시(Dashi)를 활용한 창의적 칵테일이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③ 미래의 저장고(The Future Larder)
전통 발효 조미료·식초·천일염 등 잊혀졌던 재료의 재발견이 활발하다. 셰프들은 전통과 새로운 재료를 결합해 지속가능성과 문화적 깊이를 더한 ‘신(新) 아시아 미식의 시대’를 열고 있다.
④ 지속가능성을 이끄는 선구자들(Sustainability Pioneers)
지역 농부와 협력하거나 생물다양성 보전을 이끄는 셰프·사회적 기업가들이 각국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 사회의 식문화 생태계를 새롭게 만들며, 지속가능한 호스피탈리티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