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짓누르는 노트북 가방, 점심만 먹으면 답답해지는 원피스. 일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불편함입니다. "
올해 28세인 양유정 세일러즈 대표(Sailors)는 대학생 때 처음으로 창업에 뛰어들어 7~8년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 창업가다. 그는 다양한 창업 아이템을 시도하던 과정에서 자신 스스로 일하는 여성으로서 겪는 불편함에 주목했다. 양 대표가 브랜드의 1호 고객이자 최고 제품 책임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첫 제품인 '노트북 가방'은 목 디스크를 앓는 양 대표의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파우치를 여러 개 따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늘어나는 무게를 대폭 감량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 가방 자체의 무게를 낮추고, 내부에 화장품 파우치와 필통, 노트북 충전기, 마우스 전용 수납공간을 통합했다. 최대한 가볍게 멜 수 있도록 설계한 탓에 현재까지도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일할 때 입기 좋은 '두루두루 밴딩 원피스'도 내부에 밴드를 넣어 신축성을 강화했다. 그 탓에 하루종일 입고 앉아 있거나 식사, 회식을 해도 편안하도록 디자인했다. 이외에도 긴 노트북 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비스킷 롤'은 줄을 감은 뒤 마지막에 플러그 부분을 꽂을 수 있는 홈을 넣어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선을 정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양 대표는 제품 개발 철학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핵심 소통 창구로 유튜브 채널 '양 대표의 워크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를 운영하며 제품 하나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일상생활, 고민을 쇼츠 형식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그 결과 채널은 운영 2년 만에 구독자 수를 1만6400명 이상 모았다. 특히 양 대표가 일할 때 책상을 어떤 상품으로 꾸미는지 소개하는 쇼츠는 조회 수 78만회를 기록했다.
양 대표는 "일하며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콘텐츠의 반응이 좋다"며 "제품 기획자로서 '이런 점이 불편해서 만들었다'는 기획 의도를 자세히 설명했을 때 시청자가 '나도 불편했다'며 공감하는 반응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청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제품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비스킷 롤의 경우 묶은 충전기 선이 풀리는 현상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똑딱이 단추를 추가해 안정성을 높였다. 원피스 상품은 주름을 다려야 해 번거롭다는 의견을 반영해 특수 가공 원단을 도입해 주름이 지지 않도록 했다. 이 탓에 올해 세일러즈의 매출은 1~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유튜브 쇼핑' 기능을 도입하고 콘텐츠와 커머스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채널 내 각 콘텐츠와 스토어 탭을 통해 자사 상품과 연동하고, 상품에 관심이 생긴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통로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에 힘입어 투잡 등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을 위한 다이어리 '일일노트'는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매진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한 날에는 전체 브랜드 중 매출 2위를 차지했다.
세일러즈는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통해 상품 기획을 강화할 계획이다. 크리에이터가 일하는 과정에서 느낀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해 선보이는 것이다. 양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일하는 여성들이 불편함을 느낄 때 '세일러즈에 말하면 해결된다'고 믿고 찾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며 "누구나 자신의 어려움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그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탄생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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