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우리 몸에서 움직임이 가장 자유로운 관절이지만 그만큼 손상에도 취약하다. 최근에는 50대 이상의 환자뿐 아니라 스포츠 활동이 잦은 젊은 연령층에서도 회전근개 파열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이런 증상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여기고 오십견으로 방치하다가 병을 키워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50대 여성 환자가 어깨 통증을 오십견이라고 생각해 수개월간 참고 지내다가 결국 회전근개 파열로 진단받은 사례도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등 네 개의 근육과 힘줄을 말한다. 이 부위가 손상되면 팔을 올리거나 회전할 때 통증이 생기고, 근력이 약해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주된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이지만 무리한 운동, 반복적인 사용, 외상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낙상이나 교통사고 같은 충격,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직업도 주요 요인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질환이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이다. 오십견은 관절낭의 염증으로 어깨가 굳어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환이고, 회전근개 파열은 힘줄이 끊어진 상태라는 점에서 다르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이 커져 회복이 어렵다. 또 오십견은 근력 약화가 동반되지 않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들어 올릴 때 힘이 빠지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초기 어깨 통증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신체검사를 통해 어깨 움직임과 통증 양상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X-레이로 뼈 구조 이상을 확인할 수 있고, 초음파나 MRI로 파열 여부와 크기를 정밀하게 확인한다. 초기 작은 파열이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열 범위가 크거나 오랫동안 방치된 경우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수술법은 회전근개 봉합술이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고 뼈에 다시 부착하는 방식이다. 절개 부위가 작아 통증과 출혈이 적고 합병증 위험도 낮으며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파열 상태에 따라 일렬봉합, 이열봉합, 교량형 봉합 방법이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교량형 봉합을 통해 해부학적 상태와 비슷하게 회복시켜 재파열 위험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에는 재활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초기에는 보조기를 착용해 어깨를 보호하고, 6주 이후부터는 운동 범위를 점차 늘려간다. 3개월 이후에는 근력 강화 운동으로 어깨 기능을 회복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고무밴드 운동이나 벽에 공을 굴리는 스트레칭은 회복과 예방 모두에 효과적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어깨 근육을 꾸준히 강화하고,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게 중요하다. 작은 통증이라도 오래 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지 말고 조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아야 한다.
김형식 서울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은 한 번 손상되면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단순히 오십견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다가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 어깨 통증이 있을 때 병원에 와서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수술 이후에도 재활과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재발을 막는 것이 치료만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