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을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인적분할이 그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분할 일정이 한 달 미뤄지면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도 더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장 대비 5000원(0.5%) 하락한 99만6000원에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10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두 달만이다. 최근 한 달간 3.68% 하락했다.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외국인은 1145억원, 기관은 400억원 각각 팔아치웠다.
올해 2분기 실적이 양호했음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은 인적분할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조2899억원, 영업이익은 9.46% 증가한 475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기존 20~25%에서 25~30%로 상향 조정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를 급반전시킬 만한 모멘텀이 부재해 분할 전까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언제나 탄탄한 실적을 시현하고 있어 관세, 공급망, 환율 등 대외환경이 우호적인 흐름으로 변한다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인적분할 일정이 미뤄지면서 주가 정체기도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2일 분할기일을 기존 10월1일에서 11월1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매매거래정지 예정기간은 9월29일~10월28일에서 10월30일~11월21일로 미뤄졌고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 및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 예정일은 10월29일에서 11월24일로 변경됐다. 이 같은 일정 연기는 분할 재상장을 위한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가 길어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지난달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 재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결과 적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분할 결정 이후 정체된 상태인데 의약품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 영향도 있지만 분할 이벤트도 주요 원인"이라며 "현재 분할 비율에 따른 존속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에 대한 기업가치가 분할 후 기업가치와 괴리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분할 일정이 미뤄진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의 횡보도 길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에도 양호한 실적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지훈 LS증권 연구원은 "매매 정지에 따른 단기 수급 변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대내외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 성장세와 견조한 이익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