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 못버틴 한국GM…북미 수출 3개월새 60%↓

글자 크기
관세 25% 못버틴 한국GM…북미 수출 3개월새 60%↓

한국GM의 8월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 수출이 3개월 만에 6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양국이 미국 수출 완성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 정부의 행정명령 발동이 지연되면서 업체가 수출을 미룬 영향이다. 50%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는 철강 수출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GM은 지난 8월 선적 기준 수출 대수가 1만9852대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월간 기준 12개월 내 최저치이며, 최근 3개월 사이 59% 감소한 수치다. 한국GM의 수출 물량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주로 북미 지역에 집중되는데, 이 가운데 85%에 달하는 대부분의 물량이 미국 본토로 향한다.



한국GM은 25% 고율 관세 부과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월간 수출량을 4만8000대 수준까지 늘렸다. 관세 영향으로 철수설이 불거지자, GM 본사에서 소형차 생산기지로서 한국GM의 역할을 강조하며 오히려 생산 물량 배정을 연간 3만대 이상 늘린 영향이다.


하지만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8월부터는 오히려 수출과 생산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업계에선 양국 정부가 완성차에 대한 미국 수출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했지만 미국 정부의 행정절차로 재조정된 관세 반영이 늦어지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출을 일시적으로 보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임금·단체협상 교섭 시즌마다 반복되는 파업도 수출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올해는 노란봉투법까지 통과되며 한국GM의 철수설은 계속해서 불거질 전망이다. 쟁의행위 사유 확대, 파업에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 제한 등 노조의 파업권을 실질적으로 강화한 법안이 통과되면서 노조가 한층 강경한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현재 부분파업을 진행 중인 한국GM 노조도 파업의 수위를 점점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높은 미국의 관세 인하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데다 국내 파업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생산과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8월 1~25일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15억8000만달러로 3.5% 줄었으며, 자동차 부품 수출은 4억4000만달러로 14% 감소했다.


철강 부문 수출도 2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철강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은 15만t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달(21만7000t)보다 30%, 전월(18만8000t)보다 21%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50% 고율 관세가 본격화된 데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전 품목이 동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품목별로는 강관이 10% 감소하면서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배관용으로 미국 내 수요가 꾸준한 품목이지만 고율 관세 부담에 수출 확대가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판재류는 약 5만t으로, 전년 동월(11만3천t)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봉형강류는 약 2만t으로 전년 동월(1만1000t)보다 77% 늘었지만, 전월(2만4000t)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줄었다.


건축용 철근뿐 아니라 토목 자재, 기계·자동차 부품, 선박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봉형강은 경기 둔화와 관세 부담이 겹치면서 7월의 반짝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판재류와 봉형강처럼 수요 기반이 확실한 제품까지 타격을 받은 건 대미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