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땅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과거 접경지 안보관광지 가운데 한 곳에서 이제는 국내 대표 글로벌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북한과 직선거리로 1.4㎞ 떨어진 이곳은 야간개장과 함께 세계적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유치란 감성적인 스토리로 내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23년 2월 ‘50만 대도시’로 거듭난 경기 김포시는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명소를 품었다.
5일 김포시에 따르면 애기봉은 개관 3년만인 지난 2월 누적 방문객 5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6개월 뒤까지 7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관광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초기 2년간 월평균 방문객 수는 8750명이었으나 올해 3만3500명으로 약 4배 늘어났다. 시는 K관광의 중심지로서 애기봉을 육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던 154고지가 바로 여기다. 월곶면 조강리와 하성면 가금리에 걸쳐 4만9500㎡ 규모로 조성됐다. 주변 자연경관과 평화롭게 어우러진 여러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민간인출입통제구역 내 갖춰져 입구에서 해병대 검문소를 거쳐야 진입이 가능하다. 북한의 선전마을과 3∼4층 높이 문화주택, 송악산 등이 손에 잡힐 듯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애기봉은 한국관광데이터랩이 발표한 ‘2025년 7월 전국 핫플레이스’ 2위에 오르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애기봉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곳이다. 누적 70만명이라는 수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성과”라며 “지역 상권과 숙박 및 음식업계의 긍정적 파급효과 확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애기봉은 지난해 11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해발 154m 산봉우리 전망대에 이른바 ‘별다방’으로 불리는 ‘스타벅스’가 문을 연 것이다. 온라인에선 ‘북한뷰 스타벅스’로 더욱 유명하다. 당시 내외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미국 CNN방송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의 삶을 엿보고 싶어하는 커피 애호가라면 여행 떠날 준비를 하세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 8월 13일 스타벅스와 협력해 굿즈(goods) ‘애기봉 머그잔’을 내놨다. 이곳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특화 제품으로 계획된 것이다.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은 9월 6일 전량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와 글로벌 브랜드의 협업으로 선보인 최초 기획상품이란 점, 이번의 완판으로 그 인기를 증명해 더욱 큰 의미가 있다. 관광객의 기념품 구매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김포의 상징적 명소에 대해 경험했다는 증표라고 판단된다. 여기에 애기봉이라는 특별한 장소를 기억·공유하는 하나의 문화적 행위로 자리잡고 있다. 시는 앞으로도 여러 업체와의 협업으로 다채로운 제품을 제작하고 자체 개발은 물론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 시장은 “애기봉처럼 시민·관광객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과 창의적인 기념품의 지속 발굴로 우리만의 관광자산을 입체적 전달에 나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포=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