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추석 명절. 하지만 자칫 과식·장거리 운전 등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쉬운 시기다. 이를 방치할 경우 명절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추석 명절 기억해야 할 건강수칙을 소개한다.
추석 연휴엔 과식·장거리 운전 등으로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명절 증후군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 실천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남은 명절음식, 저온보관해야 ‘배탈 예방’ 맛있는 명절음식이 한상 가득한 명절. 질병관리청은 이런 시기일수록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감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명절에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음식을 함께 나눠 먹거나, 조리 후 장시간 보관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특히 상온에서 오래 보관된 식품은 세균 증식 위험이 크다. 5도 이하 저온 등 안전한 보관과 위생적인 조리 등의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은 개인위생 준수 및 식품의 위생적인 조리·보관을 통해서 예방할 수 있다.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서 세척해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히기 등의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만약 설사, 구토 등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음식 조리를 금지하고 같은 음식을 먹은 뒤 2명 이상의 집단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장거리 운전에 목·허리 부담↑
추석 연휴 교통 체증으로 장시간 운전이 예상된다면 통증 예방법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장거리 운전은 척추의 자세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만성 요통 및 목과 어깨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바른 자세로 운전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경중 교수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앉아 있는 자세에서는 체중이 다리로 분산되지 못해 허리가 서 있을 때보다 1.5배 이상의 하중을 받는다”며 “운전 시에는 의자를 90도로 바르게 세워 척추를 곧게 펴는 자세를 유지하고, 1~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간단한 팔과 다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목과 어깨도 예외는 아니다. 전방을 주시하는 자세는 거북목이라고 불리는 ‘전방머리자세(Forward Head Posture)’를 유발, 신체 긴장을 높여 통증을 일으킨다. 의식적으로 등을 펴고 머리를 뒤로 붙이고 낮은 쿠션이나 베개를 목과 등에 대는 자세를 지키려고 노력하자.
강경중 교수는 “사람의 머리 무게는 약 5㎏ 정도지만 목이 30도만 앞으로 기울어져도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4배 이상 커진다”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자세가 굳고 교정이 어려워지게 돼, 장시간 운전 시에는 일정 간격마다 자세를 바로 잡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늘 먹던 감기약이 운전 집중력 낮춘다?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약 복용이다. 기저 질환이 있거나 가을철 감기·알레르기 등으로 약을 복용 중이라면 약 성분에 따른 졸음 부작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코감기, 알레르기에 주로 처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졸음과 나른함을 유발할 수 있어 운전 전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부 신경계 질환이나 통증 질환에서 처방되는 근이완제나 항불안제 등도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장거리 운전이 예정돼 있다면 약 복용 계획에 대해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졸음을 막기 위해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피로감을 줄이고 각성을 돕지만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피로가 가중시킬 수 있다.
◆성묘 시 더워도 긴바지·긴팔 입으세요
가을철 성묘와 벌초 등으로 야외 활동이 한창인 요즘, 무심코 들어간 풀숲에서 건강이 위협 당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시혜진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추석을 전후한 가을철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 유충을 매개로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풀이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물면서 감염된다. 농작업·벌초·성묘·도토리·밤 줍기·등산 등 일상적인 야외활동 중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감염 후 6~18일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 고열, 오한,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난다. 환자의 약 90%에서는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겨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조기발견 시 치료는 비교적 효과적이며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 특히 독시사이클린으로 호전이 가능하다. 다만 예방백신은 현재까지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드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생활 속 예방이 최선이다.
시혜진 교수 시혜진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이 늦어지면 뇌수막염이나 신부전 같은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고령층에서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을철 야외활동이 많은 시기에는 작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긴 옷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챙기라”며 “작업이나 활동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샤워해 피부에 붙은 진드기를 제거하고 착용했던 작업복이나 속옷·양말 등을 즉시 세탁하는 등 예방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외활동 후 갑작스러운 고열이나 심한 감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