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고려아연이 전날 "시세조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한 재반박이다.
영풍은 2일 "고려아연이 SM엔터 주가조작에 활용된 핵심 자금의 출처였음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며 "하바나1호 펀드에 투입한 자금을 불과 2달 만에 절반 환급받고 1년 반 만에 펀드를 조기 청산하며 SM엔터 주식을 직접 현물 분배받은 것이 확실한 증거"라고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3년 2월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한 하바나1호에 998억원을 출자했다. 해당 자금은 같은 달 16~17일 SM엔터 주식 매집에 사용됐다. 이후 고려아연은 같은 해 4월에는 520억원을 현금 분배받고, 12월에는 SM엔터 주식 44만여주(약 400억원 상당)를 현물 배당받았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펀드는 2024년 1월 해산 결의 후 3월 청산됐다.
영풍은 "정관 개정, 자금 투입, 주식 매집, 현금 분배, 현물 배당, 조기 청산으로 이어진 일련의 흐름은 단순한 투자 행위가 아니라 시세조종 구조의 일부였다"며 "최윤범 회장이 이를 알고 승인했는지가 사안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려아연이 현재 보유 중인 SM엔터 주식 자체가 자금줄이 누구였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최 회장에 대한 수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풍은 전날 고려아연을 '시세조종 자금줄'로 지목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고려아연은 "재무적 투자일 뿐 불법과 무관하다"며 "구체적 집행은 운용사(GP)가 주도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