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박찬욱 첫인상, 코트에 말총머리…딱 봐도 비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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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박찬욱 첫인상, 코트에 말총머리…딱 봐도 비호감”
배우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의 첫인상이 비호감이라고 밝혔다. ‘유퀴즈’ 유튜브 캡처
배우 이병헌이 영화계 거장 박찬욱 감독과 친밀한 관계와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며 수요일 밤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들은 25년 전 ‘공동경비구역 JSA’ 시절 닿은 인연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겼다.

이병헌은 당시를 떠올리며 “두 번째 영화가 망하고, 세 번째 영화 ‘그들만의 세상’ 기술시사를 하던 때”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감독이 ‘밖에서 어떤 감독이 얼굴을 보자고 한다’고 하더라. 나갔더니 (박찬욱이) 코트를 입고 말총머리 헤어스타일에 대본을 들고 서 있더라”며 당시의 박찬욱 감독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이병헌은 “일단 딱 겉모습만 봐도 비호감이었다. ‘어우.. 정말 비호감인데’ 생각하면서 ‘아, 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이에 박찬욱은 다음 작품을 함께 하고 싶어 시나리오를 썼으니 읽어봐 달라고 했다고.

두 사람은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인연을 맺은 당시를 회상했다. ‘유퀴즈’ 유튜브 캡처
이병헌은 박찬욱의 이전 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고 나서 계속 TV 활동만 하다가 군대를 뒤늦게 갔다. 소집해제가 되기 얼마 전 매니저가 시나리오 하나를 주더라. 감독이 누군지 보지 않고 읽었는데 너무 재밌더라. ‘이 영화 꼭 하고 싶다’면서 그제야 감독 이름을 확인하니 박찬욱이라고 쓰여있더라”라며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그때 그 포니테일의 모습이 생각나서 ‘어떡하지’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워낙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어서 ‘그래도 해보자’ 하고 만난 게 ‘공동경비 구역 JSA’였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또 이날 이병헌은 박찬욱의 위태롭던 시기도 언급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박찬욱은) 감독을 그만두면 뭘 해야 할지도 생각한 것 같다. 우리 엄마가 한식을 잘한다. 김치 김밥은 어떤 사람이 먹든 다 맛있다고 하더라. 어머니께서 그걸 싸줘서 촬영장에서 먹었는데, 감독님이 진짜 진지하게 ‘너 만약에 어머니가 김밥집 1호점을 차리면 2호점은 나에게 줄 생각 없느냐’고 묻더라. 항상 위태롭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당시 영화의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두 사람은 현재까지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유퀴즈’ 유튜브 캡처
이에 박찬욱은 실제로 창업도 생각한 게 맞다며 “영화가 세 편째 망하면 다음은 기회가 없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또 이날 박찬욱은 봉준호, 류승완, 장준화, 김지운 등 대표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인 영화감독 모임 ‘자랑과 험담’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는 사람들끼리 모여 인기 있는 선배나 동료 감독 영화 개봉하면 보고 ‘그렇게밖에 못할까. 참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못 찍을 수 있을까’ 등 술자리에서 울분에 찬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 스튜디오를 유쾌한 분위기로 전환했다.

서혜주 온라인 뉴스 기자 hyeju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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