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 확대를 공약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 따라 내년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이 큰 폭으로 확대된다. 수소,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탄소중립 예산도 늘어난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개발(R&D) 예산도 증액됐다.
1일 정부가 공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2026년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2025년 8973억원에서 3740억원(42%) 증가한 1조2703억원에 달한다. 산업부는 "지난 7월 1138억원의 추경 편성에 이어 내년도 예산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분야 설비 투자 확대 및 첨단 연구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사업'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사업'에 총 8501억원 편성했다. 금융지원사업은 올해 3263억원에서 내년 6480억원으로 2배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자금은 RE100 산단, 영농형 태양광, 햇빛·바람연금, 해상풍력 확대 등 금융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지원 예산은 2025년 1564억원에서 내년 2021억원으로 증가했다.
신재생에너지 핵심 기술 개발 사업은 올해 3141억원에서 내년엔 역대 최대 규모인 3358억원으로 늘어났다.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20메가와트(㎿) 이상의 대형 풍력 블레이드 등 태양광·풍력 분야의 첨단 기술력 확보에 사용된다.
차세대 재생에너지 표준화 및 인증 고도화 혁신지원 사업도 전년(20억원) 대비 180% 증가한 56억원이 편성됐다.
2030년대 서해안 전력망 조기 구축과 2040년대 U자형 한반도 전력망 완공을 위한 핵심 기술인 초고압직류송전망(HVDC) 기술 개발 예산도 늘어났다. 500킬로볼트(kV)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기술개발사업은 올해 60억원의 추경이 편성된 데 이어 내년에도 120억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계통 제약 등을 보완하기 위해 배전망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전력 수급을 제어하는 차세대 분산 전력망 구축 사업도 2026년에 1196억원 규모로 새로 추진된다. AI 기반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 지원 사업은 2026년 100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산업부의 원전 예산은 2026년 5194억 원으로 2025년 대비 305억 원(6.2%) 늘어났다. 산업부는 "차세대 원전 SMR 산업 육성을 중점 지원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SMR 제조 시장 선점을 위해 혁신 제조 기술의 국산화를 신규로 추진해 2031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SMR 제조 부품 시험 감사지원 센터 건립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SMR 혁신제조국산화기술개발사업 예산이 81억원, 방사선 환경 실증 기반 구축 사업에 15억원의 예산이 신규로 편성됐다. 산업부는 "해체 원전 내에 투입될 기술과 장비를 실증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원전 해체 산업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너지바우처 2026년 예산은 51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8억 원 증액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경우 혁신형SMR(i-SMR) 관련 예산은 감소했으나 비경수로형 차세대 SMR 연구개발(R&D) 예산은 늘어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7년까지 지속하는 i-SMR 지원 예산은 올해 530억원에서 정점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374억원으로 자연적으로 감소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용융염, 고온가스로, 소듐냉각고속로 등 비경수로형 SMR 연구개발 예산은 올해 157억원에서 내년 212억6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외에 원전 안전, 원전 해체 등 필요한 분야의 예산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의 탄소중립 기술개발 예산은 올해 882억원에서 2026년 1319억원으로 늘어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26년 예산안에는 공기중 탄소직접포집(DAC)등 탄소포집활용(CCU) 기술 개발 3건, 수소 등 신에너지 기술 개발 2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개발 등이 신규로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