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中 양극재 기업에 인수됐다 U턴"…유상열 재세능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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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中 양극재 기업에 인수됐다 U턴"…유상열 재세능원 부회장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인 론바이(롱바이)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양극재 기업 재세능원(JS에너지)이 중국 지분을 25% 아래로 낮추고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재 외부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2~3년 이내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유상열 재세능원 부동대표(부회장)는 최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미국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론바이의 지분을 25%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며 "현재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세능원은 2013년 유상열 부회장이 창업했으며 이듬해인 2014년 론바이에 인수됐다. 유 부회장은 회사 매각 후 론바이의 공동 창업자이자 유일한 부회장에 올랐다. 현재 그룹 내 2인자의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론바이는 주로 중국의 배터리 셀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재세능원은 충주 공장에서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미국 자동차 기업과 일본 배터리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재세능원이 중국 지분을 줄이려는 건 OBBBA에서 새로 도입한 금지외국기관(PFE) 규정 때문이다. 앞으로 PFE로부터 일정 비율 이상으로 부품이나 소재를 공급받은 배터리는 미국에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을 수 없다. PFE는 사실상 중국 기업을 지칭한다. 재세능원이 론바이의 완전 자회사인 상황에서는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힐 수밖에 없다.


유 부회장은 "전구체 자회사인 이엠티(EMT)부터 유상 증자를 통해 외부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엠티는 유 부회장이 2010년 설립했으며 충주에 공장이 있다. 재세능원이 이엠티의 지분 72.4%를 보유하고 있어 이 회사 역시 지금 지배구조라면 PEF에 해당한다.


재세능원과 이엠티는 외부 투자 유치 후 중국 론바이로부터 독립 경영 체계를 유지하고 향후 기업 공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중국 기업 품으로 넘어갔다 다시 한국으로 유턴하는 셈이다. 유 대표는 "외부 투자 유치 후 이엠티는 2년 이내, 재세능원은 3년 이내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세능원은 충주 1공장에 이어 오는 10월에 2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1, 2공장을 합친 하이니켈 양극재의 연간 생산 능력은 7만t에 달한다. 이엠티는 내년까지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 생산 시설을 추가해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6120만t에서 4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재세능원은 지난해 미국과 폴란드에 각각 자회사를 설립했다. 중국 시장은 론바이가, 미국과 유럽 시장은 재세능원이 대응하는 구조다. 유 부회장은 "미국, 폴란드 자회사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에서 블랙매스(사용후 배터리를 잘게 부순 검은 분말 가루)를 들여와 국내에서 광물을 추출한 후 이엠티나 재세능원에 공급함으로써 배터리 순환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론바이와 재세능원은 리튬인산철(LFP)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유 부회장은 "기존보다 제조원가를 30% 낮춘 LFP 양극재 기술을 개발했으며 중국과 한국, 폴란드에서 동시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새로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보다는 기존 생산시설을 인수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론바이는 3분기부터 CATL에 나트륨이온배터리용 양극재를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유 부회장은 "앞으로 2~3년 이내 핫 이슈는 나트륨이온배터리가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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