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노동자의 600배 벌어”… 교황 ‘조만장자 머스크’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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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 노동자의 600배 벌어”… 교황 ‘조만장자 머스크’ 질타
“60년 전 CEO들이 노동자 임금의 4~6배… 지금은 600배” “노동자 계층과 최고 부유층 소득 격차 벌어져”
레오 14세 교황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하며 기업 CEO들의 수입이 일반 노동자에 비해 과도하게 많아졌다고 비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은 14일(현지 시간) 보도된 가톨릭 언론 크럭스(Crux)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노동자 계층과 최고 부유층의 소득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60년 전의 CEO들이 노동자 임금의 4~6배를 벌었다면, 제가 마지막으로 본 수치에 따르면 지금은 (CEO 임금이) 노동자 평균의 600배”라며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 5일 현재 1조1000억 달러 수준인 테슬라 시가총액이 10년 내에 8조5000억 달러로 늘어날 경우 머스크에게 1조 달러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는 안을 발표하고 표결을 앞두고 있다.

교황은 “만약 이것(고소득)이 가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면, 우리는 정말 큰 문제에 봉착한 것”이라며 “인간이 생명과 가정, 사회의 가치를 잊어버린다면 과연 무엇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깊은 성찰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이 왜 이렇게 양극화됐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사회에 촉구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레오 14세 교황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시카고에서 태어난 로버트 프레보스트는 교황으로 선출된 이래 저소득층의 처지에 대한 우려를 분명해 드러내왔다”고 부연했다.

교황이 선택한 교황명 ‘레오’는 19세기 후반 공장 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레오 13세 교황의 뒤를 따르겠다는 취지기도 하다.

그는 “인류는 우리를 점점 더 분열시키는 폭력과 증오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끝없이 되새겨야 한다”며 “모든 사람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양극화가 도움이 되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이런 질문들을 계속해서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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