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좁힌 ‘불꽃한화’ …대역전 불씨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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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 좁힌 ‘불꽃한화’ …대역전 불씨 살렸다
선두 LG 맹추격… 정상 재탈환 조준 후반기 2위로 ‘뚝’… 1위와 간격 벌어져 9월 6승 1패 반등하며 승차 ‘2.5’로 LG, KS직행까지 ‘매직넘버’ 11 내주 대전 3연전 前 격차 벌리기 관건
프로야구 한화는 2025 KBO리그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전신인 빙그레 시절인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었다. 게다가 당시 2위였던 LG에 4.5경기 차 앞선 넉넉한 1위였다. 2018년 3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이후 가을야구 구경도 못 해본 만년 약체인 한화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시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올스타 브레이크를 거친 뒤 7월 18일부터 재개된 후반기에서 한화가 4.5경기 차를 까먹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보름 정도에 불과했다. 후반기 들어 LG의 급상승세가 시작됐고, 한화는 투타 동반 부진에 마무리 김서현마저 크게 흔들리면서 경기력이 휘청거렸다. 지난달 3일 한화와 LG의 승차는 0으로 사라졌다. 한화는 5일 LG에 선두를 내줬다가 하루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지만, 그게 한화가 순위표 위에 위치한 마지막 날이었다. LG는 여전히 투타의 뛰어난 균형으로 후반기 8할대 이상의 고승률로 내달렸고, 한화와의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 선두 LG와 2위 한화의 승차가 한때 5.5경기 차까지 벌어지면서 일찌감치 끝난 것 같았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경쟁이 다시 불붙는 분위기다.

한화는 지난 13일 키움과의 대전 홈경기에서 10-5로 이겼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선발 코디 폰세가 6이닝 6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7승(무패)째를 거둔 폰세는 평균자책점을 1.76에서 1.70으로 낮췄고, 단일 시즌 최다 신기록을 쓴 탈삼진도 236개로 늘렸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외인 최초의 투수 4관왕에 다가가고 있는 폰세다.
염경엽 LG 감독 이날 승리로 한화는 9월 들어 6승 1패의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LG는 지난 13일 잠실 KIA전에서 3-6으로 패해 2연패에 빠졌고, 최근 5경기 성적은 1승4패다. 양팀의 최근 성적이 엇갈리면서 선두 LG(79승3무50패)와 2위 한화(76승3무52패)의 승차는 2.5경기 차까지 줄어들었다. 한화의 추격 사정권에 LG가 다시 들어오게 된 것이다.

물론 여전히 절대적으로 유리한 건 LG다. 13일 기준 LG가 12경기, 한화가 13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LG의 ‘매직 넘버’는 11이다. 매직 넘버는 LG가 이겨도 줄고 한화가 져도 줄어든다. 같은 날에 LG가 승리하고 한화가 패하면 한 번에 2가 빠진다.

한화로선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대전에서 예정된 LG와의 3연전이 대역전을 위한 마지막 찬스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19일 미편성 45경기와 우천 순연 경기 등을 포함해 잔여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발표 당시만 해도 LG와 한화의 승차는 3경기였기에 KBO가 시즌 막판에 대권을 가를 3연전을 배치했다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에 두 팀의 승차가 5.5경기 차까지 벌어지면서 막판 3연전 이전에 LG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두 팀의 달라진 온도차로 인해 3연전 결과가 다시 주목받게 됐다. 한화의 관건은 LG와의 3연전 이전까지 얼마나 격차를 줄여 놓느냐다. 2경기 이내까지 승차를 줄여 놓은 뒤 LG와의 3연전에서 2승1패 혹은 3승을 거둔다면 대역전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다.

반면 LG는 한화와의 3연전 이전에 승차를 3경기 이상으로 벌려 놓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3연전에서 최소 1승2패만 거둬도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수성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LG는 전력 플러스 요인도 있다. 지난 5월 수비 도중 충돌로 무릎 수술을 받았던 홍창기가 4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13일 치른 복귀전에선 대타로 나서 안타도 기록했다. KBO리그 최고의 ‘출루머신’으로 꼽히는 홍창기가 가세하면 최근 다소 저조했던 LG 타선도 다시 타오를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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