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이란 정권 교체 발언에 "전면전을 의미한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고물가 불안이 증폭되면서 시작된 이란시위로 현재 1만8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 가운데 이란 당국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미국과 이스라엘로 돌리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 국가의 최고 지도자에 대한 공격은 이란 국가와의 전면전과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랑하는 이란 국민의 삶에 고난과 어려움이 있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미국 정부와 그 동맹국들의 오랜 적대와 비인도적인 제재"라고 주장했다.
이 메시지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정권 교체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이란의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37년 통치를 종식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의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을 언급하며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그(하메네이)의 죄는 나라를 완전히 파괴하고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의 폭력을 사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의 시위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 못하면서 인명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하메네이 지도자는 국영 텔레비전 연설에서 시위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28일 시작돼 유혈 진압으로 이어진 시위 물결로 인한 사상자 규모를 이란 지도자가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외신들은 사망자 수가 당국 발표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전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주말판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현지 의사들로부터 입수한 보고서를 근거로 1만6500~1만8000명이 사망하고 33만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진압으로 최소 330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AP는 "이는 수십 년 만에 이란에서 발생한 어떤 시위나 소요 사태보다 많은 사망자 수로,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의 혼란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하메네이 지도자 등 이란 당국은 시위에 따른 경제적·인명 피해 책임을 미국 등 외부로 돌리고 있다. 하메네이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그를 "범죄자"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을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해외 무장 단체들이 시위대를 선동해 시위가 격화됐고 이로 인해 결국 희생자도 늘었다는 것이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 일부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정보기관과 연계된 용병이란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란 당국의 주장과 달리 이란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는 치솟는 인플레이션, 폭락하는 통화가치, 경제적 어려움이 겹친 광범위한 분노가 시위로 폭발한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국 가디언은 "생활비 상승에 대한 시위는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변모했다"고 분석했다.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격화됐던 이란 시위는 최근 들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검토했으나, 이스라엘 등의 만류로 해당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지 않았으며 미국의 공습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역시 지역 안정에 대한 위험을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 당국도 학교 재개, 인터넷 복구 방침 등 소식을 전하며 혼란이 수습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란 현지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의 국내 인트라넷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이 곧 다시 개통될 예정이다. 이란 당국은 시위가 확산하자 지난 8일 오후 국제전화와 인터넷 연결을 전면 차단했다. 일주일간 휴교령이 내려졌던 학교도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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