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을 수사할 안권섭 특별검사가 지난달 6일 서초구 사무실에서 열린 특검팀 현판식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 및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을 수사 중인 안권섭 특별검사팀이 수사 반환점을 돌았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 등 복수 사안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지금의 수사 속도를 고려할 때 실체 규명을 위해 수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권섭 특검팀은 현재 수사 초기 국면에서 사건 구조를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쿠팡 의혹은 크게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이를 둘러싼 ‘검찰 수사 무마 의혹’ 두 축으로 나뉜다. 특검은 핵심 인물로 지목된 문지석 검사와 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 등을 불러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쿠팡 본사와 쿠팡 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 강남 비밀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관련해서도 관련 자료 확보가 이뤄지고 있다. 특검은 한국은행과 신한은행에 대한 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서울남부지검 메신저 내역 확보를 위해 대검찰청 압수수색에 나섰다. 남부지검 수사관 소환 조사 등을 통해 당시 관봉권 관리·이송 과정 전반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안권섭 특검팀이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도록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윗선으로 지목된 엄희준 검사와 김동희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적시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후 피의자 신분 조사도 이뤄졌다.
특검은 ‘상근근로자성’을 핵심 쟁점으로 한 법리 검토도 병행하고 있다. 일용직 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근무했다면 상근근로자성을 인정받아 퇴직금 청구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쿠팡의 형사 책임 성립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문 법무법인 일로 변호사는 “검찰은 일용직 계약 형태와 근무 방식 등을 근거로 신중하게 접근했지만, 특검은 실질적인 근로관계와 사용자 측의 지휘·감독권 행사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상근근로자성이 인정될 법리적 여지가 충분한데도 이를 배제했다면, 그 판단 과정 자체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 수사는 쿠팡 의혹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은 진행됐지만,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과 이희동 전 남부지검 1차장검사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남은 수사 기간 중 본격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검이 두 가지 대형 의혹을 동시에 수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현행 수사 기한 내에 모든 쟁점을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특검은 법에 따라 기본 수사 기간 60일에 더해 대통령 승인 절차를 거쳐 한 차례에 한해 30일 연장이 가능해, 최장 90일까지 수사할 수 있다. 현재 수사 기간의 절반가량이 지난 시점에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사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계속해서 수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수사 기한 연장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장이 이뤄질 경우 특검 수사는 최장 3월 5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주경제=박종호 기자 jjongho0918@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