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최신작 '어쩔수가없다'가 한국에서는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에 그쳤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예상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북미 최종 성적에 따라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역대 두 번째 흥행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할리우드 산업 전문지 데드라인은 16일(현지시간) '어쩔수가없다'가 박찬욱 감독의 작품 중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화는 현재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제한 상영만으로도 약 420만달러(약 6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올드보이'를 포함한 박 감독의 이전 북미 개봉작들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흥행 흐름이 유지될 경우 북미 누적 수익은 1000만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데드라인은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되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북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거둔 한국 영화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2위 기록은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보유하고 있다.
국내 성적과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어쩔수가없다'는 지난해 9월 국내 개봉 당시 294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고, 서사의 냉혹함과 블랙 코미디적 연출이 대중적 흥행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반면 북미에서는 평가와 흥행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새크라멘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등지에서 꾸준한 관객 유입을 보이고 있으며, 개봉 4주 차를 맞아 상영관 수를 700곳 안팎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 세계 누적 흥행 수입도 상승세다. 글로벌 매출은 2700만달러에 근접했으며, 향후 박 감독의 전작 '아가씨'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미 배급을 맡은 네온(NEON)의 톰 퀸 최고경영자(CEO)는 박찬욱 감독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올드보이'는 내 영화 인생의 방향을 바꾼 작품"이라며 "지금 활동하는 주요 감독들 상당수가 박 감독을 창작적 영감의 원천으로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감독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어쩔수가없다'를 처음에는 미국에서 제작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는 자본주의 구조를 다루는 이야기로, 자본주의의 중심인 미국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작 소설은 미국을 배경으로 구조조정 이후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린 인물을 그리지만, 해고와 연쇄살인을 다룬 설정에 대한 부담으로 할리우드 투자 유치는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박 감독은 무대를 한국으로 옮기고, 배우 이병헌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영화로 완성했다. NYT는 이 같은 선택이 결과적으로 미국 관객에게는 오히려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다.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점수 98점, 관객 점수 93점을 기록 중이며, 뉴욕타임스는 "냉혹한 시대를 향한 잔혹하지만 날카로운 풍자"라고 평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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